주부 이모(40) 씨는 지난 추석 이후 20일 넘게 항생제를 먹고 있다. 소변 보는 게 예전 같지 않았지만 바쁜 명절을 지내느라 방치했던 게 화근이었다. 열이 치솟았고 옆구리까지 통증이 번졌던 것. 병원을 찾은 이 씨는 "방광염을 그대로 두는 바람에 콩팥까지 염증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 씨는 "항생제를 먹고 열은 떨어졌지만 재발을 막기 위해 한 달간은 약을 먹어야 한다"고 푸념했다.
요로감염은 요도와 방광, 요관, 신장 등 소변이 지나가는 길에 세균이 침범해 염증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적절한 항생제로 치료하면 수일 내에 낫지만 방치할 경우 세균이 콩팥까지 침범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아랫배 불쾌하고 소변 볼 때 통증
요로감염은 감염된 부위에 따라 이름이 달라진다. 요도가 감염되면 요도염, 방광의 감염증은 방광염, 콩팥의 감염증은 신우신염이나 콩팥염으로 부른다. 요로감염은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잦다. 해부학적으로 요도가 짧고 장내 세균이 회음부와 질 입구에 쉽게 증식하기 때문이다. 원인균은 80% 이상이 대장균이지만 포도상구균이나 장구균, 협막간균 등도 감염을 일으킨다.
요도염이나 방광염은 성관계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질 주변에 있던 세균이 방광까지 침투하기 쉽고, 강한 자극을 받을 경우 외음부와 요도가 붓고 소변 배출이 어려워지는 탓이다.
급성 방광염에 걸리면 아랫배에 불쾌한 느낌이 들고 소변을 볼 때 통증을 겪는다. 하루에 8번 이상 소변을 보거나 소변이 마려우면 참을 수 없는 증상이 나타난다. 소변을 보고 나서도 덜 본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 소변의 색깔이 탁하고 혈뇨를 보는 경우도 있다. 방광염은 발열이나 오한 등 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콩팥에 염증이 생기는 신우신염으로 이어지면 열이 나고 옆구리가 아프며 구역질이나 구토 증상을 동반한다.
◆과민성 방광과 오인하기 쉬워
요로감염은 적절한 항생제를 복용하면 2, 3일 내에 낫고 별다른 후유증을 남기지 않는다. 그러나 증상이 호전됐다고 항생제 복용을 임의로 중단하면 남아있던 세균이 다시 증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요로감염은 재발이 잦은 질환이다. 따라서 성관계 후 방광염이 잦다면 배변이나 배뇨 후 앞에서 뒤로 세척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성생활을 한 날과 다음날에는 물을 많이 마시고, 성관계 후에 소변을 보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소변을 너무 참는 것도 좋지 않다.
배뇨통, 빈뇨, 절박뇨 등 요로감염과 증상이 비슷한 다른 질환도 있기 때문에 자가 진단은 금물이다. 질염, 요로결핵이나 신장 및 방광결핵 등과 같은 염증성 질환과 방광 내에 결석 등 이물질이 있는 경우, 요도협착이나 신경인성 방광, 방광종양 등도 요로 감염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과민성 방광인 경우도 있다. 과민성 방광은 중년 이후에 자주 나타나는 증상으로 우리나라 여성의 16%가 겪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과민성 방광에 시달리면 수면 부족과 업무 능력 저하에 시달리고, 우울증과 대인 관계 기피. 장거리 여행이나 외식, 외출 거부, 부부 관계 회피 등 다양한 형태로 삶의 질이 떨어진다.
정희창 영남대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과민성 방광은 최근 개발된 새로운 약물과 방광 내 보톡스 주사요법 등으로 치료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정희창 영남대병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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