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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병준 책임총리' 보장으로 위기 수습 마지막 기회 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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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4일 대국민 담화가 국민과 야당을 설득시키지 못하고 있다. 여론은 도리어 '하야'로 급격하게 기운다. 지난 5일 전국 주요 도시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터져 나온 국민의 요구는 '하야'였다. 오는 12일에는 더 큰 집회가 예고돼 있다. 박 대통령은 그야말로 막다른 길로 몰리는 형국이다.

상황이 이렇게 악화된 근본적 이유는 지난 4일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였다. 모든 사태가 자신의 잘못이며 검찰 조사와 특검까지 수용하겠다고 했지만,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만 받았다. 불을 끄려다 불길을 더 키운 것이다. '김병준 책임총리'에 대해 확실한 보장이 없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김병준 책임총리' 카드는 분노한 민심을 그나마 달래고, 국정 혼란을 조기 수습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다. 야당 일각에서 제시하는 '대통령 하야-조기 대선'은 현재 여야 모두 차기 대선 준비가 안 돼 있고, 후보들에 대한 국민의 검증도 부실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야당이 정권을 잡는데 더없이 좋은 계책(計策)일지는 몰라도 국가와 국민 모두를 위한 수습책이 될 수는 없다.

그런 점에서 박 대통령은 담화에서 '김병준 책임총리'에 대한 의지를 명확히 밝혔어야 했다. 그렇게 하지 않음으로써 박 대통령은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의심을 국민이 갖도록 했다. 박 대통령이 김 총리 내정자가 3일 밝힌 '총리 권한 100% 행사' 구상을 재확인해줬다면 야당의 '총리 인준 거부'의 명분도 다소 약해졌을 것이다. 야당이 '거국중립내각'을 먼저 제안했고, 김 내정자의 구상이 바로 그것을 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박 대통령이 지금의 국가적 혼란을 조기에 수습하고 싶다면 최대한 빨리 '김병준 책임총리'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밝혀야 한다. 그 시점은 오늘이면 더욱 좋고 늦어도 내일을 넘기면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그나마 마지막 남은 기회마저 날리게 된다. 그 결과는 '김병준 총리' 카드가 국면전환용 속임수로 비치는 최악의 상황이다. 호미로 막을 기회는 놓쳤지만 아직 가래로 막을 기회는 남아 있다. 박 대통령은 신속히 행동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을 위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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