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코노피플] 이석병 오봉새마을금고 이사장

주민밀착경영 최우선 과제로

'수분안거'(守分安居: 저마다 분수를 지키고 살면 평안한 세상이 된다)

새마을금고 관련 비리 사건이 심심찮게 터져 나오는 요즘 48년 동안 새마을금고에 몸담아온 대구 최고(最古)의 새마을금고지기인 이석병(75) 오봉새마을금고 이사장의 마음은 편치 않다.

"돈을 만지는 직업인 만큼 절대 과욕을 해서는 안 됩니다. 금고인들은 진실만을 고집스럽게 추구하고 절약과 검소를 생활신조로 삼아야 합니다. 자칫 금융기관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금융사고를 막기 위해 직원들과 함께 인성교육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사장 스스로도 평생을 수분안거를 평생의 좌우명으로 하고 있다.

1968년 새마을금고에 투신한 이 이사장은 1979년부터 대구시 북구 침산동 오봉새마을금고에서 전무로 25년을 근무했으며, 이사장으로만 13년째 재직 중이다. 무려 48년을 금고에서 일하면서 금융계의 청백리(淸白吏)란 별명을 얻고 있다. 이제는 지역 새마을금고의 큰어른으로서 지역사회 발전에 밀알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3일 대구시로부터 선행 모범 시민상을 받았다. 앞서 지난 2012년에 북구 구민상, 지난해에는 대통령 표창이라는 큰 상을 받기도 했다.

지역사회에도 대한 사랑은 유별나다. 2005년부터 젊은이들의 화합을 위해 7년간 족구대회를 여는가 하면 경로 위안 행사에 매년 자비를 내놓기도 한다. 지역민의 관혼상제에는 발벗고 나서고 있다. 무료로 주례를 선 것만 30차례가 넘는다. 지역민들 사이에는 이 이사장이 주례를 서면 '아들 낳는다'거나 '재산이 크게 늘어난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특히 지역 현안이 생기면 가장 먼저 북구청장이나 지역 국회의원을 찾아 해결방안을 요구하고 나서 대변인역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그대로 돌아왔다. 이사장을 맡았던 2004년 자산 260억원에 불과하던 오봉새마을금고는 현재 자산 820억원 규모에 회원 수만 1만여 명이 넘는 강소 금고로 거듭났다.

"이사장을 맡으면서 무엇보다 주민밀착경영과 주민화합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습니다. 이것은 새마을금고를 위한 일이기도 하고 지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도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시인으로도 등단했다. "글과 수필집 네 권, 시집은 한 권을 썼네요. 처음엔 새마을금고와 관련한 에세이집을 냈습니다. 서당에 다닐 때부터 늘 글을 써온 터라 이제는 글쓰기가 삶의 일부가 된 것 같아요."

저금리 기조와 가계부채 증가 등으로 갈수록 치열해지고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해서는 금고지기로서 걱정도 많다.

"새마을금고가 변화하는 금융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인근 금고끼리의 통폐합을 비롯한 각종 고강도 쇄신책이 있어야 합니다. 이사장으로 근무하는 마지막 날까지 회원을 주인으로 섬기고 지역발전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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