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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헌재의 판단 차분히 지켜보며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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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에 착수한 가운데 이번 주말인 17일 헌재 주변에서 대규모 탄핵 찬반 집회가 열릴 예정이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촛불집회를 이끌어온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헌재 인근까지 행진해 신속한 파면 결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에 맞서 50여 개 보수 성향 단체가 참여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도 헌재 인근 지하철 안국역과 종로 일대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갖기로 했다.

민주사회에서 정치적 견해를 밝히기 위한 집회와 시위는 법률로 보장된 기본적 권리이다. 하지만 그것이 법률적 판단은 어떤 형태의 외압으로부터도 자유로워야 한다는 사법권 독립의 원칙을 침해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런 점에서 이번 주말 헌재 주변에서 열릴 예정인 탄핵 찬반 집회는 큰 우려를 낳는다. 박 대통령 탄핵 심판이란 헌법적'법률적 판단에 대한 물리적 영향력 행사가 목적이기 때문이다.

국회의 탄핵안 가결은 박 대통령의 헌법과 법률 위반 혐의에 대한 정치적 판단이다. 그것으로 탄핵이 완결되는 것이 아니다. 헌재가 헌법적'법률적으로 정당한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우리 헌법과 법률이 탄핵에 이런 이중의 장치를 마련해놓은 것은 탄핵안 가결이란 정치적 판단이 정파적 이해관계, 이념적 당파성, 여론의 압력 등으로 오염됐을 가능성 때문일 것이다. 그런 오염을 걸러내는 필터가 바로 헌재의 탄핵 심판이다.

그런 점에서 헌재는 그 누구로부터 어떤 형태의 압력도 받아서는 안 된다. 그것은 곧 헌재의 판단에 대한 또 다른 형태의 '정치적 오염'의 강요이기 때문이다. 헌재를 겨냥한 탄핵 찬반 집회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그럴 듯한 명분을 내걸어도 헌재의 판단을 정치적으로 오염시키려는 시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헌재 판단 기준은 증거와 법률과 재판관의 양심이다. 탄핵안을 무조건 인용하라는 요구나 기각하라는 요구 모두 이를 부정하는 법치의 교란이다. 헌재는 이미 탄핵 심판을 최대한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런 만큼 이제 우리 모두 헌재의 판단을 차분히 지켜보면서 일상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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