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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송기의 우리말 이야기] 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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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는 '논어' 옹야(雍也) 편에서 제자 번지가 '지혜'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 묻자 "백성이 의롭게 되는 것에 힘쓰고, 귀신은 공경하면서 멀리하는 것을 '지혜'라고 할 수 있다"(務民之義, 敬鬼神而遠之, 可謂知矣)라고 답했다. 공자가 말한 귀신은 사람들이 복을 구하는 종교적 대상을 말하는데, 공자는 귀신의 존재는 인정하고 공경하지만 실체가 불분명한 대상에 마음을 쓰거나 의지하지 않는 것이 지혜로운 사람의 자세라고 생각했다. 지혜로운 사람이 귀신을 대하는 자세를 뜻하는 '공경하면서 멀리하다'에서 나온 말이 '경원(敬遠)하다' '경원시'(敬遠視)와 같은 말이다. '경원'이라는 말은 후대에 오면서 '공경하다'의 의미는 점차 사라져서 '겉으로는 공경하는 체하면서 속으로는 멀리함'을 뜻하게 되었다. 근래에는 가까이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는 상대를 멀리하는 것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아졌다.

'경원'이라는 말의 의미가 이렇게 변해 온 데는 멀리하고 싶은 대상이 귀신 말고도 현실에 존재하기 때문인데, 그들이 바로 '꼰대'라고 불리는 이들이다. 꼰대라는 말은 일반적으로 젊은 사람들이 기성세대를 비하할 때 쓰는 말이다. 그렇지만 모든 기성세대가 꼰대로 불리는 것은 아니다. 꼰대로 불리는 사람들은 주로 자신은 항상 옳고 아랫사람들은 틀렸다고 훈계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기성세대는 아니지만 '내가 신입생 때는…' '내가 이등병 때…' 이런 말들을 달고 사는 젊은 사람들도 꼰대에 포함된다. 이렇게 보면 꼰대는 단순히 기성세대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수직적 체계에서 윗자리에 있으면서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강요하는 불통형 인간을 지칭한다고 할 수 있다.

꼰대라는 말은 1950년대 한글학회에서 출간한 사전에도 등재되어 있는데 이것을 보면 역사가 꽤 오래된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때 사전에는 꼰대에 대해 '할아버지, 아버지, 교사를 비하하여 이르는 말'이라고 되어 있다. 예로부터 '할아버지, 아버지, 교사'는 말을 듣는 것은 싫어하지만, 훈계하고, 명령하고, 꾸짖는 것은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렇게 보면 오늘날 사용되는 꼰대라는 말은 그때 말에서 범위가 확장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꼰대의 어원에 대해서는 번데기의 사투리인 꼰데기처럼 주름이 많은 노인을 비하한 데서 왔다는 설과 영주를 뜻하는 프랑스어 콩테에서 왔다는 설도 있는데, '할아버지, 아버지, 교사'와의 관련성을 생각해 보면 근거가 약하다. 비슷한 말을 찾아보면 하찮은 존재를 말할 때 쓰는 경상도 사투리 '꼰디'나 좀스럽고 꽉 막힌 사람을 말할 때 쓰는 '꼰질꼰질하다'가 있는데, 이게 꼰대의 의미와 좀 더 관련이 있을 듯하다. 어쨌든 어느 날 문득 아랫사람들이 나를 귀신 대하듯이 경원한다고 느낀다면 나도 모르는 새 꼰대가 되어 있지는 않은지 성찰을 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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