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둘러싸고 국민 민원이 쇄도(殺到)하고 있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의 혜택 기준을 '장기 보유'에서 '실거주' 중심으로 전면 전환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혼선과 반발이다.
9일 오전 11시 기준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에 따르면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에는 2천259건,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장기 거주 소득공제로 전환하고 거주 공제 한도를 2029년까지 10억원으로 제한하는 등 양도소득세 개편 등이 담긴 소득세법 개정안에도 1천483건의 의견이 제시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부득이한 사유로 주택에 거주하지 못하는 경우를 폭넓게 인정해 달라는 요구가 빗발친다.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실거주자를 보호하겠다는 정책 목적 자체는 타당하다. 그러나 거주 요건을 엄격하게 강화하면서 현실적인 사정으로 집을 비워야 하는 실수요자들이 억울한 세금 폭탄을 맞을 위기에 처한 것도 사실이다. 취학, 전근, 질병 치료, 부모 봉양 등에 한해 비거주 기간을 최장 3년까지 거주로 인정해 주겠다고 한 정부안은 지나치게 협소하다. 손주를 돌보기 위해 자녀 집 근처로 주거를 옮기는 육아·돌봄 이주나, 주택법상 리모델링 공사로 인한 장기 이주 등은 이미 우리 사회에서 보편화된 생활 양식이다. 이런 불가피한 사유까지 거주 불인정 대상에 포함해 세제 불이익을 주는 것은 제도 설계의 명백한 허점이라 할 것이다.
정부는 폭넓은 예외를 인정할 경우 갭투자 등 투기적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음을 우려한다. 하지만 획일적인 규제로 인해 선의의 실거주자가 피해를 보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될 일이다. 부동산 정책의 성패는 수용성과 신뢰에 달려 있다. 정부는 오는 20일까지 진행되는 입법예고 동안 수렴된 국민의 목소리를 요식(要式) 행위로 치부하지 말고, 귀 기울여 경청해 신축적인 핀셋 보완 조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실거주 중심의 세제 개편이라는 큰 틀의 방향성을 유지하되, 다양한 삶의 형태를 반영할 수 있도록 비거주 예외 요건을 한층 촘촘하고 합리적으로 다듬어야 한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김영수 "국방부 청문준비단, 안규백 탈영 알고있었다"
홍준표, 한동훈 맹폭…"조선제일껌, 권력에 살고 권력에 죽었다"
성과급에 뿔난 SK하이닉스 직원들…3500명 모여 '새 노조' 만든다
지지층만 보나? 오락가락 정책 국정 불안…野 "오합지졸"
노태악 출장에 부인 별도 일정 수행 직원도…보고서엔 '공식일정 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