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이 제일 무서워하는 것은 제가 바른정당 대통령 후보가 되고, 보수 (단일) 후보가 되는 겁니다."
26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유승민 바른정당 국회의원이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유 의원은 "야당은 제게 10년 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경선을 도운 책임이 있으니 정계 은퇴하라고 한다. 왜 그러겠나"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그는 범보수권 후보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게 "정책과 개혁방향을 국민에게 밝혀줘야 한다"고 요구했고,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선 "노무현정부에서 재벌 총수 사면 복권 다 시켜줘놓고 재벌 개혁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유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대선 출마선언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야당에서 유 의원을 '원조 친박'으로 규정해 최순실 사태의 책임을 추궁하자, 2005년 박 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일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박 대통령의 3인방들(이재만'안봉근'정호성)이 당사에서 일하지 않고 의원회관에 있는 것을 보고 '당장 당사로 나오라'고 했다. 그 사람들이 가장 무서워했던 비서실장이 바로 나"라며 적극 반박했다.
보수와 진보의 유력 대권주자들에 대한 입장도 드러냈다.
반 전 총장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잘 모르는 분"이라고 전제한 뒤 "대한민국에 산적한 문제들, 빈부 격차, 양극화 문제, 저성장'저출산 문제에 어떤 고민을 하셨고, 어떤 해법을 갖고 계시는지 저도 궁금하고 국민도 궁금해 하신다. 해법을 분명히 말씀 하셔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전 대표를 향해선 "4대 재벌 개혁에 집중하겠다"는 그의 재벌정책을 문제 삼으며 날을 세웠다. 그는 "그분이 청와대 민정수석, 비서실장 할 때 노무현정부에서 재벌 총수 사면복권 시켜준 게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보다 훨씬 많다. 노무현 정부 때 핵심에 계셨던 분이 재벌정책을 이야기하는 것은 신뢰가 안간다"고 비판했다. 재벌 총수와 경영진 불법에 '사면 복권은 없다'는 원칙을 내세운 유 의원이 자신의 출정식 행사에서 야권 유력 후보와 정책대결을 시작한 셈이다.
또 '지지율이 저조하다'는 지적에는 "괴로운 탄핵을 하느라고 저를 알리는 일을 이제 시작하고 있다. 특히 중요한 것이 도덕성과 정책 검증"이라면서 "검증이 이뤄지면 지지율이 요동칠 것으로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이회창 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총재가 오랜 칩거를 깨고 참석해 관심을 끌었다. 이 전 총재는 유 의원을 발탁해 정치에 입문하게 한 사람으로, 이날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바른정당에 입당했으며, "다음 대통령은 유승민이 돼야 한다"고 지지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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