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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에] 꿈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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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고등보통학교·연세대(영문학)·보스턴대 대학원(철학박사) 졸업. 전 연세대 부총장. 현 태평양시대위원회 명예이사장
평양고등보통학교·연세대(영문학)·보스턴대 대학원(철학박사) 졸업. 전 연세대 부총장. 현 태평양시대위원회 명예이사장

마틴 루터 킹 워싱턴 행진서 꿈 선포

45년 만에 흑인 대통령 오바마 탄생

"일자리 없다" 탄식하는 젊은이 많아

'뜻 있는 곳에 길 있다' 속담 되새겨야

어느 유명 대학의 학위수여식에 초대받아 졸업하는 학생들에게 축사를 한마디 하면서 질문 하나를 던졌다.

"꿈이 있는가?"

고려 말의 선비 이색(1328~1396)은 어지러운 세태를 바라보면서 이렇게 탄식하였다.

백설이 잦아진 골에 구름이 머흐레라

반가운 매화는 어나 곳에 피었는고

석양의 홀로 서서 갈 곳 몰라 하노라

이색의 꿈은 어디엔가 피어 있을 한 가지 매화였다. 포은'야은과 함께 비운에 처한 고려조를 근심스럽게 바라보던 삼은(三隱) 중 한 분이었다. 기울어져 가는 왕조를 살려보고 싶은 그의 간절한 꿈을 매화 한 가지에 담은 것이었다.

중국 명나라의 태조 주원장(홍무제'1328~1398)은 꿈을 이루는 그날까지 왼손의 손바닥에 그려진 그의 꿈을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기 위해 주먹을 꽉 쥐고 살았다고 들었다. 그의 손바닥에는 임금 왕(王)자가 있었는데 그 기밀이 누설되면 그 꿈을 이루지 못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일본 삿포로에 있는 홋카이도대학 농과대학의 교정에는 한 미국인의 동상이 아직도 서 있다. 4년이라는 긴 세월 미국과 전쟁을 감행한 일본이지만, 그리고 미국과 영국을 싸잡아 '귀축 미'영'(鬼畜 米'英)이라고 매도하던 일본의 군국주의가 그 동상을 철거하지 않은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었다.

이 동상의 주인공 이름은 윌리엄 클라크(William Clark'1826~1886). 그는 미국 에머스트 대학에서 농업기술을 가르치던 교수였는데 메이지유신을 겪은 일본 정부가 홋카이도를 개발하여 대농업국가를 이룩할 꿈을 가지고 삿포로 농업학교를 세우고 클라크를 교수로 초빙한 것이었다. 그는 1년 남짓 근무하고 본국으로 돌아갔지만 사무라이의 자제들에게 기독교적 훈육을 실시하여 그의 영향을 받아 우치무라 간조, 니토베 이나조, 에비나 단죠 같은 일본의 거물급 인사들이 탄생하였다.

그의 동상에는 한 줄의 영어가 새겨져 있다.

"Boys, Be Ambitious."(젊은이여, 큰 꿈을 품어라)

클라크가 본국으로 돌아가면서 학생들에게 남긴 마지막 한마디가 바로 그것이었다. 이기적인 욕심을 가지고 인생을 살지 말고 원대한 꿈을 가지고 살도록 힘쓰라는 권면과 격려의 한마디였다.

미국의 철학자 랄프 왈도 에머슨의 말대로, 혁명도 처음에는 어느 한 사람의 가슴속 생각이었다. 그 '생각'이 곧 '꿈'이 아니겠는가?

미국의 민권운동가로 그 이름이 전 세계에 알려져 마침내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게 이른 마틴 루터 킹은 그 유명한 '워싱턴 행진'에서 10만 명이 넘는 군중을 앞에 두고 "I have a dream"을 힘차게 외쳤다. '워싱턴 기념탑'이 있고 '링컨 메모리얼'이 있는 그곳에 서서 그가 선포한 꿈은 놀라운 꿈도 아니고 대단한 꿈도 아니고 다만 백인의 아이들과 흑인의 아이들이 같이 먹고 같이 노는 미국이 되기를 바라는 매우 소박한 꿈이었다.

그것이 1963년의 일이었는데 드디어 2008년, 꼭 45년 뒤에 버락 오바마는 미국의 44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마틴 루터 킹이 그 꿈을 표명하지 않았으면 미국 땅에서 흑인이 대통령이 되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오늘 한국 젊은이들의 꿈은 무엇인가?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받고 대학을 나와도 일자리가 없다며 탄식하고 있다. 그 탄식은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 탄식인가? 꿈이 있다면 한숨만 몰아쉬고 있어선 안 된다. 꿈이 있다면 탄식만 하지 말고 털고 일어나 일을 만들어야 한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영국 속담이 있다. 나는 "꿈이 있는 곳에 힘이 있다"고 외치고 싶다. 꿈이 있으면 일을 만들 힘이 솟아난다는 말이다,

젊은이들이여, 꿈을 버리면 인생을 버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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