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심에 꽃상여와 제사상이 등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시킨 국회와 이를 인용한 헌법재판소(이하 헌재)를 규탄하는 퍼포먼스였다.
박근혜 서포터즈 등 일부 보수단체는 17일 오후 2시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에서 탄핵 인용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집회 현장에는 300여 명(경찰 추산)의 참가자가 모여 '국회 해산' '억지 인용 무효' 등의 구호를 외쳤다.
발언자로 나선 허평환 전 국군기무사령관은 박 전 대통령이 좌파 세력들에 의해 희생됐다고 주장했다. 허 전 사령관은 "수차례 열린 촛불집회를 보고 사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하지만 이번 탄핵 결정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은 좌파 세력의 실체를 국민들에게 널리 알렸다. 대구경북 시도민이 지켜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국회와 헌재를 규탄하는 '상여 퍼포먼스'였다. 무대 앞에는 화려하게 꾸며진 꽃상여와 함께 제사상이 마련됐고, 12명의 상여꾼들은 등에 '특검 해체'라고 쓰인 상복을 입었다.
주최 측은 박 전 대통령에게 누명을 씌워 탄핵한 국회와 헌재에 대한 항의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동렬 박근혜 서포터즈 회장은 "국회와 헌재에는 이런 꽃상여와 제사상도 아깝다"면서 "괘씸한 마음에 일부러 제사상에 썩은 바나나를 올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집회 분위기는 탄핵 이전 집회와 확연히 달랐다. 탄핵 전 태극기집회에 꾸준히 참석해 온 일부 국회의원들은 한 명도 현장을 찾지 않았고, 참가자 규모도 크게 줄었다. 참가자 진모(78'수성구 범물동) 씨는 "그토록 집회 현장에 열심히 나온 정치인들이 탄핵이 인용된 뒤 아예 보이지 않는다. 결국 이렇게 흐지부지되나 싶어 씁쓸하다"고 했다.
이날 집회가 끝나고 참가자들은 상여와 함께 곡소리로 "누명 탄핵 무효"를 외치며 범어네거리~수성네거리~경대병원에 이르는 2.2㎞ 구간을 행진한 뒤 자진 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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