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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미 '그리다-그림'전 갤러리 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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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인 듯 아닌 듯…텅 비워 단순화된 필체 회화의 본질을 묻다

이명미 작가
이명미 작가
이명미 작
이명미 작 '화분 그리기'
이명미 작
이명미 작 '동물 그리기'

서양화가 이명미 작가의 개인전이 20일(월)부터 갤러리분도에서 열린다.

'그리다-그림'이란 제목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 이 작가는 밝고 과감한 원색을 바탕으로 누가 보더라도 금방 이해할 수 있게 쉽고 상징적인 대상을 천진난만한 필체로 표현한 신작품을 선보인다.

197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독특한 화풍을 통해 늘 한국 동시대미술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던 이 작가는 쉽고 자유분방하게 그린 것 같은 이미지를 끝없는 변형과 소재 선택으로 선보여 오고 있다.

관객이 그의 작품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이유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동화 같은 세계를 찬찬히 뜯어보면 상투적인 성인 취향과 냉소적인 현실 풍자가 뒤섞여 온전히 순수한 어린이의 시선이 아니다.

이명미의 미술을 차라리 현대미술이 주변 제도에 저항하는 일탈로 해석하는 평론가들도 많다.

이번 작품 역시 이전 작품과 크게 다르지 않다. 꽃과 화분, 동물을 소재의 중심에 두고 그리기 행위와 놀이 행위의 경계를 없애고자 하는 태도를 이번 작품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전 작품과는 미세한 차이가 있다. 이번 작품에는 한 겹을 덜어낸 듯한 홀가분함이 있다. 스티커나 단추, 장난감 같은 오브제를 캔버스 면에 물감과 혼용하던 시도를 이번 작품에는 찾을 수 없다. 화면에 삽입되는 글귀를 넣어 맥락을 만들어내는 작품도 최소화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대상을 더욱 단순화해 추상미술에 한발 더 다가간 도상도 눈에 띈다.

이에 대해 이 작가는 "이번 전시는 많이 비웠다"면서 "회화의 본질인 그리기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윤규홍 아트 디렉터는 "이와 같은 새로움이 이번 전시에만 드러난 특이점인지, 앞으로도 상당한 변화로 접어들 계기인지 지금으로서는 판단할 수 없다"면서 "다만 이런 특징은 지난해 겪은 가족과의 사별 등 일련의 다사다난함이 장년기로 성숙한 이 작가의 시선에 좀 더 절제미로 작용한 것으로 추측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신작품 20여 점을 선보이는 '그리다-그림'전은 4월 22일(토)까지 진행된다. 053)426-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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