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안철수 찍으면 박지원 상왕정치 올 것"

한국당, 보수층에 결집 위해 공세 강화…안철수 "비전·리더십 보여줄 것"

자유한국당이 보수 성향 지지층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로의 전이 현상을 막기 위해 국민의당으로 칼끝을 겨누고 나섰다.

한국당은 '안 후보를 찍으면 상왕정치 시대가 열린다'고 날을 세우는 한편 안보 공세를 강화해 보수층 표심 흡수를 노리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정우택 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은 최근 "안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잘못하면 박지원 대표의 '상왕정치시대'가 온다는 말이 나온다"며 "그렇게 되면 실세는 박지원 대표가 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안 후보가 당선돼도 '안철수 시대'가 오는 게 아니라 '지원 대원군' 세상이 온다"며 "2012년에 우리가 뽑았던 박 씨(박근혜 전 대통령)와 전혀 다른 박 씨(박지원 대표)를 뽑는 게 된다"고 했다.

이 같은 '안찍박'(안철수 찍으면 박지원 상왕 된다) 공세가 일부 먹혀드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문병호 국민의당 최고위원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지원 대표는 이번 선대위에 참여하지 말고 백의종군해주실 것을 정중하게 요구한다"며 2선 후퇴론을 공개적으로 제기했기 때문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안 후보가 직접 나서 "여러 의견이 있지만 곧 단합해서 국민들께 우리의 비전과 정책, 가치관, 리더십을 제대로 보여드리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진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당은 안보 공세를 이어가며 국민의당과 안 후보 흔들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홍준표 한국당 대선 후보는 이날 안 후보에 대해 "요즘 정책도 보수와 진보를 적당히 버무려 융합으로 발표하는 거 보니 안철수 전성시대가 올 것 같다"고 비꼬았다. 안 후보와 국민의당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 안보와 관련해 갑자기 우클릭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확대 재생산하기 위한 발언으로 보인다.

정 권한대행도 같은 날 "안 후보의 중도 노선은 다른 말로 하면 정체성이 불분명하고 시류와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는 양다리 전략일 뿐"이라며 "보수 표심이 아쉬워지자 입으로만 보수 흉내를 내는데, 이는 진정성 없는 보수 표심을 위한 정략적 꼼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