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낮 대구가톨릭대병원 암센터'장기이식센터 인공지능 암센터. 55인치 모니터에는 환자의 컴퓨터단층촬영(CT) 사진과 인공지능 '왓슨 포 온콜로지'의 구동 화면이 떠 있었다. 다학제 진료에 참여한 의료진은 진지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주시했다. 이날 왓슨과 함께 진료한 첫 번째 환자는 대장암 4기로 수술을 받은 홍모(49) 씨로 종양이 임파선과 직장에도 전이돼 수술로 종양을 제거한 상태였다.
의료진은 왓슨에 홍 씨의 나이와 체중, 성별, 주변 림프절 및 신경 침윤, 콩팥과 간 기능 등 기본적인 진료 정보를 입력하고 적합한 치료법을 물었다. 왓슨은 즉시 추천하는 항암제와 고려할 만한 치료법, 사용해선 안 될 항암제 목록을 제안했다. 왓슨은 항암화학요법을 1순위로 추천했고, 고려할 만한 치료법으로 항암제와 표적치료항암제의 동시 투여 등을 제안했다.
항암화학요법에 대한 의료진과 왓슨의 의견은 일치했지만, 표적항암치료제 투여 여부는 의료진과 의견이 갈렸다. 조윤영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항암제와 표적항암치료제를 모두 투여하는 게 좋겠지만 어떤 종류의 표적치료제를 사용할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다. 김대동 외과 교수는 "류마티스 수술을 받은 전력이 있고, 장루 제거 수술을 앞두고 있어 신생혈관 생성을 차단하는 아바스틴보다는 다른 표적치료제가 좋을 것 같다"고 권했다.
이날 왓슨의 도움을 받은 환자 3명 중 2명은 의료진 판단과 왓슨의 제안이 일치했다. 이는 미국과 한국의 의료환경이 다르고, 왓슨이 훈련한 미국 슬로언캐터링병원의 치료 선호도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됐다. 김 교수는 "왓슨이 새로 나오는 연구 결과 중에서 공통된 결과를 제시하기 때문에 의료진이 적절한 치료법을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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