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단체와 공무원이 총출동해 보름 동안 치웠습니다. 이젠 사람이 사는 곳 같습니다."
경주 안강읍 사방리 한 시골마을의 80대 노모와 60대 아들이 사는 가정집. 이들이 사는 집에는 10여 년간 방치된 쓰레기와 잡동사니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물건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수집강박증을 가진 아들 탓에 마당과 이웃집 담벼락 등 온 동네가 쓰레기로 둘러싸였다. 이 때문에 주민 민원이 끊이지 않았고, 여름철이면 악취와 쥐, 각종 벌레가 들끓었다.
수집강박증을 가진 아들은 10여 년 전부터 동네 구석구석 다니며 버려진 물건을 집으로 가져오기 시작했다. 텔레비전과 전축, 선풍기 등 폐가전제품 수십 대가 마당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 폐가구와 헌옷이 집 안팎에 가득했다. 심지어 폐경운기 7대나 마당에 놓여 있었다. 이들 모자가 거주하는 방에는 겨우 이부자리 하나 펼 공간밖에 없었다.
결국 대청소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주민 제보를 받은 경주 안강읍 맞춤형 복지팀은 사태 심각성을 확인하고, 대책 마련을 위해 지난달 13일 안강읍사회보장협의체 위원을 소집해 임시회의를 가졌다. 그리고 봉사단체와 함께 주거환경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안강읍과 안강지역사회보장협의체인 '촘촘복지단' 등이 한마음이 돼 환경정비에 나섰다. 그리고 4월 14일부터 폐품수거업체를 통해 활용 가능한 물품 선별 작업 등 본격적인 수거가 이뤄졌다.
마당에서 나온 대형쓰레기는 9t에 달했다. 마당에 있는 쓰레기를 치우고 나서도 여전히 집안에는 쓰레기와 폐품이 가득 차 있었다. 4월 19일부터는 지역단체와 재능기부자 등 15개 단체 봉사인력 260명이 투입됐다. 지난달 중순부터 시작된 대청소는 월말이 돼서야 끝이 났다. 보름간 쓰레기 수거량은 25t이었다. 5t 트럭으로 30대가량을 실어냈다.
쓰레기를 치우고 나서 방과 거실에는 전기배선과 장판 도배를 새롭게 했다. 싱크대도 교체했다. 지역의 관심과 열정이 함께한 대규모 봉사활동이었다.
김종국 안강읍장은 "지역 복지문제를 주민과 함께 해결하는 과정이 너무나 아름답고 바람직한 일이라 생각한다"며 "이웃에 대한 주민의 관심과 행정이 함께하는 복지허브화를 통해 살기 좋은 안강읍을 만들어 가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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