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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구·히로시마 자매 20년, 교류 자산을 디딤돌 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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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지난 4일 대구시와 히로시마시의 자매결연 20주년 축하 기념식이 열렸다. 대구시 부시장과 대구 상공회의소 회장 등 여러 분야의 인물로 구성된 대구 대표단과 히로시마 시장, 주(駐)히로시마 한국 총영사, 일한 친선협의회장, 히로시마현(縣) 민단장 등 양측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날 기념식 행사가 2차대전 원폭 투하 터에서 열려 의미를 더했다.

두 도시의 20년 자매결연은 사람 나이로 성년을 맞은 셈이다. 두 도시의 자매가 인생의 도약을 시작하는 청년과 같은 나이를 먹었다는 이야기다. 한'일 두 나라의 파고가 험난했던 만큼, 두 도시의 변함없는 우호 협력을 반기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양국의 오랜 관계에서 대구는 일본과의 숱한 얽힌 역사를 간직한 터여서 자매 세월이 남다르다.

조선시대 대구는 일본에서 수입되는 상품이 모두 모이는 곳이었다. 달성 화원의 보관시설인 왜물고(倭物庫)를 통해 조정과 민간에 제공됐기 때문이다. 임진왜란 때는 일본 장수 '사야가'가 귀화, 김충선 장군으로 새 삶을 이은 곳이 대구 달성이다. 암흑사(暗黑史)의 일제강점 전후, 대구는 한국 거주 일본인의 일본 왕래 중간 기착지이자, 한국 남부 지배와 탄압의 거점 도시였다.

명암의 역사 속 얽힌 인연을 간직한 대구와 히로시마의 20년 자매사(史)에 뜻있는 성과도 있다. 하나는 2012년 달성군 가창면 우록리 김충선 삶터의 한일우호관 건립이다. 이는 두 도시 간 우호교류의 상징과도 같다. 해마다 수많은 양국 젊은이와 관광객이 찾는 명소다. 또 하나는, 두 도시 교사들이 뭇 진통을 이기고 2005년과 2013년 공동으로 역사 교과서 두 권을 펴낸 일이다. 두 나라 학생 사이의 역사 인식의 틈을 조금씩 메워줄 역사 다리를 놓은 셈이다.

두 도시 간의 20년 세월이 쌓은 소중한 교류 경험과 우호는 지금 분명한 자산이다. 나라 간 정치 현안과 무관할 수는 없지만 지방자치단체와 민간 차원에서 생산적인 목표를 세우면 20년 교류 자산은 소중한 디딤돌 같은 힘이 될 것이다. 이제 제대로 활용하는 일은 오롯이 시민 몫이다. 두 지자체의 시민 지혜를 모으는 활동을 기대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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