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외는 가장 한국적인 채소로서 삼국시대 이전부터 개구리참외, 강서참외, 깐치참외, 조선참외 등 토종 참외와 1970년대부터 배꼽이 커다란 은천 계통의 참외가 재배됐는데 이때까지만 해도 껍질째 먹었다. 1980년 중반에 육성된 노란색 껍질에 흰색 속살의 금싸라기 참외는 토종 참외에 비해 훨씬 달고 아삭한 식감이 있어 국민적 사랑을 독차지했다. 금싸라기 참외는 너무 달아서 자르면 씨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물이 차거나 색이 변하고 술 냄새가 나는 발효 증상이 자주 나타나 씨가 있는 태좌와 껍질을 잘라 버리고 과육만 먹게 되었고, 이 때문에 더운 여름철에 참외는 잘 먹어야 본전이라는 말이 돌기도 했다.
2010년 중반에 나온 꿀사랑, 참사랑꿀, 스마트꿀 같은 참외는 재배 기술이 뒷받침돼 발효 증상이 거의 없어 과육과 태좌 그리고 껍질을 함께 먹어도 되는 품종이다. 참외를 껍질, 과육, 태좌로 구분해 베타카로틴,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엽산 등 생리활성 화합물 등 건강 기능 성분을 분석해 보면 껍질에 가장 많고 다음이 태좌, 과육이다. 실제로 참외를 먹을 때 대부분 껍질과 태좌를 버리고 이들 성분이 가장 적은 과육만 먹는 경우가 많다.
과학기술과 지식의 발달로 모든 과실의 껍질에 몸에 좋은 성분이 많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음에도 참외를 비롯한 여러 과실을 껍질째 먹지 않는 이유는 병해충 방제를 위해 사용하는 농약의 식품 안전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무농약, 유기 농산물의 소비가 증가하는 것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농약의 안전한 사용을 위해 국가 연구기관인 농촌진흥청과 농업기술원에서 우수농산물인증제도(GAP), 무농약 및 유기농 재배기술 개발 등 체계적인 연구개발을 하고 있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산업체에서 다양한 제품을 보급하고 있어 늦었지만 다행으로 생각한다.
어린 시절 고모님은 참외를 많이 먹으면 "몸이 개운하고 오줌을 잘 누어서 더운 여름철 하루 종일 다녀도 끄떡없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 몇 년 전 농촌진흥청'숙명여대와 공동연구를 하면서 참외는 피로 회복, 이뇨 작용은 물론 과채류 가운데 엽산이 가장 많이 함유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과채류에서 100g당 엽산 함량은 참외가 132.4㎍으로 가장 많고 딸기 127.3㎍, 토마토 51.9㎍, 오렌지 50.8㎍, 키위 49.4㎍이다.
특히 가임기 여성에게 엽산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 비임신 여성의 하루 엽산 권장량은 250㎍인데 비하여 섭취량은 110∼200㎍ 정도로 권장량에 비해 매우 부족한 것으로 보고돼 있다. 임신 여성의 경우 하루 엽산 권장량은 500㎍으로 비임신 여성에 비하여 두 배 정도 섭취해야만 모체와 태아의 활발한 동화작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임신 여성은 하루에 참외 400g짜리 한 개만 먹어도 엽산 530㎍을 먹게 되어 권장량 500㎍을 초과하며, 비임신 여성과 남성들은 하루에 반 개만 먹어도 권장량 250㎍을 초과한다.
면역력을 높여 주는 생리활성물질인 파이토뉴트리언트(Phytonutrient)가 모든 과실의 껍질에 많이 분포한다는 사실은 익숙한 이야기이다. 전 세계적으로 참외가 가장 많이 재배되는 성주에서 껍질째 먹는 참외 재배기술을 개발해 화제가 된 적이 있고, 몇 년 후에는 1인 가구와 학교, 군대 등 단체급식을 위해 100g 미만의 껍질째 먹는 미니 참외가 육성될 것이다. 참외를 이용한 여러 음료 제조법도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껍질을 햇볕에 바싹 말려 프라이팬에 살짝 볶아 차로 마시거나 가루를 내 밀가루와 섞어 상큼한 참외 향이 나는 쿠키나 빵을 만들어도 좋고, 참외'호두'우유'꿀'요구르트를 얼음과 함께 갈아서 시원한 음료로 먹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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