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TK) 정치권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우산과 양산 장수의 어머니 마음을 주문했다. 비가 오면 우산이, 해가 뜨면 양산이 잘 팔린다는 긍정의 마인드로 TK 민심을 보듬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TK는 이번 대선에서 문 대통령에게 대구에서 21.8%, 경북에서는 21.7%의 지지율로 성원했다. 문 대통령은 이로써 1987년 직선제 대통령 선거 이후 민주당 후보 중 TK에서 가장 많은 득표율을 올린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대구와 경북에서 동시에 20%를 얻지는 못했다.
달리 생각하면 TK는 경남과 함께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지율 2위를 안겨준 괘씸한(?) 곳이기도 하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맞붙은 18대 대선에서 TK는 박 전 대통령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 결정적인 패배의 원인을 제공한 지역이다. 이때 문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TK에서만 무려 200만 표 이상 차이가 났다.
그러나 이번에는 절반에 가까운 TK 표심이 문 대통령을 응원했다고 지역 정치권은 보고 있다.
TK는 사실상 민주당과 한집안으로 통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게 대구와 경북에서 각각 15%, 14.9%의 지지율을 보냈고, 심상정 정의당 후보에게도 비록 한 자리지만 의미 있는 득표율을 안겼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세 정당은 구 야권의 한 뿌리로 볼 수 있는 데, 이들의 TK 지지율을 합치면 절반에 가깝다"며 "TK가 성원해 준 이들에 대한 지지율이 결국 문재인정부의 큰 국정 동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인 국민통합 공약, 행보와 함께 TK 민심은 튼튼한 안보에 대한 요구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논란과 함께 증폭된 문 대통령의 안보관에 불안해하는 민심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달서구에서 전파상을 운영하고 있는 김일섭(51) 씨는 "경제 살리는 게 우선이고, 북한이 저렇게 난동을 부리는데 문 대통령이 안보를 잘해야 발 뻗고 잘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문 대통령을 향한 TK 민심에는 지방 분권에 대한 염원도 담겼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지방의 독립을 위해 지방분권운동이 대구를 중심으로 전개된 지 15년이 지났고, 대구에는 지방분권운동을 위해 한평생 바치고 있는 분들이 많다"며 "시도민 역시 대구와 경북의 경제 뒤처짐 현상을 탈피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 지방분권을 통한 자치역량강화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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