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산수화에 나타난 로보트 태권브이

상주낙동강생물자원관 '엉뚱산수화展'

김청기 작
김청기 작 '조우'

사십 줄을 넘어선 이들의 어린 시절 영웅, 로보트 태권브이가 산수화에 등장하는 전시회다. 개그맨 심형래와 '우뢰매'를 제작, 꼬마들과 그 부모들의 발길을 영화관으로 이끌었던 그 시절 김청기 감독의 그림이다.

로보트 태권브이가 세대 간 연결고리가 되길 바란다는 '엉뚱산수화展(전)'이 28일까지 상주에 있는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전시관에서 열린다.

'엉뚱산수화'는 여러모로 엉뚱하다. 요즘으로 치면 지구를 구하느라 여념이 없는 어벤저스급에 속하는, 그래서 일본산 마징가 제트와 싸우면 누가 이기느냐는 고심 어린 질문의 주인공 로보트 태권브이가 산수화에 등장한다. 시대적 배경은 조선시대인 것 같은데 지형을 보니 아무리 봐도 우리나라 같지 않다. 등장인물 대부분 로보트 태권브이를 백안시한다.

그러나 '옛것을 새롭게 재현해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는 작가의 말을 염두에 둔다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오히려 산수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표정이 제각기 살아있다는 것에 눈길이 간다. 또 수묵화를 그린 뒤 엷게 채색한 수묵담채화 특유의 예스러운 아련함이 감상 포인트.

전시공간 100㎡ 남짓, 전시작품 수는 30여 점. 다 둘러보는 데 10분 정도면 충분하다. 이 때문에 이 전시회만을 위해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에 향하기란 쉽지 않을 터. 지척에 있는 상주자전거박물관과 경천대 감상을 겸한다 마음먹고 간다면 나쁘지 않은 추억여행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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