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는 개인의 지적 성장과 관련된 중요한 영역이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를 접해야 한다. 하지만 이것도 급하게 서두르면 좋지 않다. 특히, 인문, 고전, 문학 장르 같은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이런 장르의 책은 생각보다 어렵고 읽었다고 해도 이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은 독해의 능력, 책에 대한 이해, 독서의 습관 등에서 수준의 차이가 나기 때문에 비롯된 결과이다.
우리는 책을 읽으면서 조금씩 단계별로 영역을 넓히고 수준을 높여야 한다. 즉, 초기 단계에서 책에 대한 즐거움을 맛본 후, 서서히 다양한 분야를 접하면서 자기만의 영역을 찾아야 한다. 이렇게 해야 인문, 고전 같은 장르도 서서히 내 것으로 만들고 즐길 수 있다.
◆동화책의 장점
독서의 즐거움을 맛보기 위해 어떤 분야의 책이 좋을까? 필자는 아이가 아닌 어른에게 "동화책을 읽어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성인이 되면 동화책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동화책은 읽기 수준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놓았을 뿐, 내용까지 저급하는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 여기서 동화책이란 고학년 장편동화를 말한다. 이런 장편동화는 그림을 포함해서 대략 150∼250페이지 내외 분량이고, 글씨도 조금 큰 편이다. 동화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수없이 많지만, 가장 중요한 몇 가지만 살펴봐도 충분한 설명이 될 것이다.
①읽기 편하다. 독서 초기 단계에서 장편동화보다 더 좋은 장르가 없다고 생각한다. 대략 1∼2시간 이내로 끝낼 수 있으므로 이것을 통해 독서에 재미를 붙일 수 있다. 게다가 한 권을 끝냈다는 성취감이 책에 대한 자신감을 더욱더 고취시킬 수 있어 독서 습관을 만드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
②문장력을 높이는 데 최고 효과를 발휘한다. 동화 속의 문장은 대부분 '동시의 집합'이라고 할 정도로 아름답다. 좋은 표현도 많지만, 읽을 때 리듬을 느낄 수 있다. 동화 문장은 대부분 짧고 정확하다. 이런 문장을 자주 접하고 익히면 바른 글쓰기 공부에 도움이 된다. 특히, 문장이 짧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장점 중 하나이다. 작문에서 단문 쓰기가 가장 어렵다고 한다. 짧은 문장을 쓸 수 있다면, 긴 문장도 쉽게 쓸 수 있다. 게다가 짧은 문장은 주어와 서술어가 정확하므로 틀린 문장(비문)으로 빠지는 오류를 사전에 걸러주는 장점도 있다. 결국, 이런 문장으로 구성된 동화책을 자주 접한다면, 좋은 문장을 쓰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③같은 책을 읽으면 가족 간의 대화거리가 생긴다. 아이가 어른 책을 읽을 수는 없지만, 어른이 아이 책을 읽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루 300권 이상, 1년에 10만권 이상이 출판되는 오늘날, 같은 책을 읽고 얘기를 나눈다는 것은 확률적으로 볼 때 기적 같은 일과 다름없다. 가족과 함께 누리는 기적 같은 일이 매일, 매주 일어난다면, 우리의 삶은 축제로 변할 것이다.
필자의 수업을 들은 학부모가 자녀와 같이 동화를 읽고 많은 것을 깨달았다는 소식을 종종 듣곤 한다.
"동화가 진짜 이 정도일 줄 몰랐어요!"
"생각보다 내용이 단순하지는 않네요. 제가 읽고도 많은 것을 배웠어요."
이것 외에도 동화가 주는 좋은 경험은 상당히 많다. 그중에서도 가족 간의 소통, 이것은 책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이다. 아이와 같은 책을 보면서, 책을 제대로 읽었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자녀의 책 읽기는 더 꼼꼼해질 수밖에 없다. 부모와 즐겁게 대화하기 위해 책을 자세히 읽어야 한다. 같은 책이라도 어른과 아이가 느끼는 생각이 다르다. 같은 사물이라도 다른 수준에서 보면 해석이 달라진다. 서로의 생각을 비교하면 할수록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다. 어른은 아이에게, 아이는 어른에게 서로 배우게 된다. 게다가 가족끼리 이해의 폭을 좁힐 수도 있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면서 사고의 깊이도 점점 넓어진다. 이것이 가장 이상적인 독서논술 지도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성인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독서 수업에서도 '장편 동화' 읽기 과정이 있다. 동화라는 말에 처음에 의아해하던 성인도 수업이 끝나면 생각과 행동이 완전히 달라진다. 장편 동화를 읽고, 성인끼리 나누는 토론이지만, 자못 진지하다. 읽기 편하지만, 교훈과 감동을 통해 독서의 재미를 느낄 수 있고, 가족과 소통하는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가정의 달 푸른 5월! 가족과 함께 같은 책을 읽고 서로의 소통하면서 멋진 5월을 즐겨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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