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17 영주 한국선비문화축제

소백산 자락 휘감는 격조 높은 풍류 속으로…

지난해 선비문화축제장인 선비촌 저잣거리에서 초군청 줄다리기 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영주시 제공
지난해 선비문화축제장인 선비촌 저잣거리에서 초군청 줄다리기 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영주시 제공

선비·정신문화 현대적 재해석

작년 한국 테마여행 10선 선정

26~29일 순흥 선비촌서 열려

오페라 갈라쇼 등 볼거리 다채

가훈 쓰기·한지공예 체험 기회

초군청 줄다리기 직접 참여도

"꽃 피는 봄에, 영주로 놀러 오이소."

바람에 실려 귓전을 울리는 선비들의 글 읽는 소리, 그윽한 솔향기가 코를 자극하는 영주 선비촌과 선비문화수련원, 정연한 골기와와 가지런한 볏짚을 엮어 얹은 기와집과 초가집, 남정네들의 생활공간인 사랑채, 여인네들의 공간인 부엌, 대청마루, 초가와 저잣거리…. 영주에서 보는 모든 것이 새롭다.

◆선비들의 삶과 생활 다룬 축제

26~29일 영주 순흥면 선비촌에서 열리는 '2017 영주 한국선비문화축제'는 독특한 유교문화를 바탕으로 조선시대 500년간 사회'정치'경제를 이끌던 선비들의 정신세계와 삶의 자세를 돌아볼 수 있는 축제다. 정신문화를 주제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선비의 멋과 맛, 흥에 젖어볼 수 있다.

단순히 먹고 보고 즐기는 축제가 아니다. 전통문화와 한국인으로서 자긍심을 되찾을 수 있는 뜻깊은 한마당이다. 도시의 일상을 벗어나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보자. 화엄종찰인 부석사와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 병풍처럼 드리운 수려한 소백산까지 둘러볼 수 있다면 즐거움은 배가 된다.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된 선비문화축제는 선비들의 삶과 생활을 주제로 한다. 전통문화를 소개하고, 정신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풀어내는 시간과 공간이 제공된다. 자연과의 교감 속에서 정신적 자유와 학문적 깊이를 완성했던 선비의 삶을 만나고 경험할 수 있다. 성리학을 들여온 회헌 안향, 조선의 기틀을 세운 삼봉 정도전, 소수서원이 배출한 여러 학자, 그들의 안빈낙도한 삶과 격조 높은 풍류를 만날 수 있다.

영주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한국 테마여행 10선에 선정될 만큼 우수한 관광문화 콘텐츠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고장이다. 축제장인 선비촌과 소수서원, 유교 박물관인 소수박물관 등이 바로 인근에 위치해 있어 축제장은 옛 선비의 멋과 풍류, 숨결을 함께 체험할 수 있다.

◆특별공연 뮤지컬 '정도전' 펼쳐

첫날(26일)엔 선비촌 죽계루에서 열리는 고유제를 시작으로 전통성년식, 창작 오페라 '선비' 갈라쇼, 선비의 사랑 공연, 멀티미디어쇼 축하공연, 선비의 사랑 개그 퍼포먼스, 선비문화 골든벨 등이 마련된다. 소수박물관에서는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 선비문화코스 활성화 방안 학술심포지엄도 열린다.

둘째 날(27일)엔 회헌 안향 선생 후학선약 학술대회, 전국 죽계백일장, 선비문화 마당놀이, 동거부부 합동 전통혼례, 영주 다례문화제, 선비 어린이 인형극, 선비의 사랑 스토리텔링 공연, 선비음식 경연대회, 유니세프 아동 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기부행사, 한국무용 공연, 선비 비정상회담 등이 열린다.

셋째 날(28일)엔 전국 한시 백일장과 성주풀이 공연, 장원급제 행렬, 경북도립예술단 한국무용 리허설, 한국선비문화축제 10주년 기념음악회 등 다양한 구경거리가 준비된다. 마지막 날(29일)엔 마당놀이 덴동어미 공연, 전통혼례 재현, 폐막공연(선비의 사랑) 등 화합의 한마당이 마련된다.

특별 공연으로 영주시 서천둔치에서는 뮤지컬 '정도전'이 27일 펼쳐진다. 실경 뮤지컬 정도전은 매년 축제 때마다 많은 사랑을 받아왔지만 지난해 새롭게 각색해 색다른 모습으로 관람객들을 찾아간다. 음악과 함께 아름다운 서천의 풍경과 실경 무대, 정도전 일대기가 어우러져 큰 감동을 자아낸다.

◆축제장 곳곳에 다양한 체험거리 가득

상시 운영 전시체험도 축제의 즐거움을 더한다. 선비촌 주무대 앞 주차장에 마련된 선비주제관에서는 선비들의 생활 실천, 우리나라와 영주 선비 관련 자료 전시, 가훈 써주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소수서원 입구에서는 한시백일장과 함께 회헌 안향 휘호 대회 입상작들을 접할 수 있다. 소수서원 솔숲에는 쌈지길 규방문화 체험장이 마련돼 사군자, 한지, 솟대, 규방공예를 구경할 수 있다. 특히 선비촌 고택에서는 전통음식'도자기'전통매듭'전통자수'한지공예 체험 등 관광객 참여행사와 한글박물관 자료 전시, 한글 탁본 체험, 가훈 전시, 은장도 대장간, 닥종이 공예품인 영조 대왕 행차 전시품 등이 선보인다. 특히 선비주제관에서는 선비문화의 본향인 영주의 유래와 영주 선비의 멋과 맛, 풍류를 접할 수 있다.

대표 프로그램인 초군청 줄다리기 행사에는 직접 참여할 수도 있다. 초군청놀이는 조선 말기 혼란의 시기, 영주 순흥 지역 민초들이 직접 조직한 전국 유일의 농민자치기구인 초군청에서 고을의 안녕과 단결을 위해 해마다 개최해 오던 행사다. 이밖에 시가지 곳곳에서 봄의 향연과 역사문화 유적지 탐방도 펼쳐진다. 천년 고찰이자 화엄종찰인 부석사와 유교의 성지이자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 풍기온천, 무섬마을도 빠뜨릴 수 없는 명소이며, 축제장에서 10분 거리에 소백산이 품은 죽계구곡도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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