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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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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나
김하나

생각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단어 '여행'.

태평양의 드넓은 바다와 뜨거운 태양, 아시아의 신비로운 유적, 유럽의 낭만과 여유 등 우린 간접적으로나마 여행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아마, 또 다른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동경으로 가보진 않아도 가슴에 새겨 놓았기 때문일 것이다. 다른 세상에서 당당하게 서 있는 자유로운 나를 그 중심에 세워 두고서 말이다.

사람들은 나를 찾고 싶을 때 대개 여행을 계획한다. 왜일까? 우리는 왜 나를 찾으려고 떠나는 걸까? 나를 가장 잘 아는 곳은 바로 내가 사는 곳일 텐데 말이다. 어쩌면 남을 의식하고 세상의 그림에 맞추려 노력하고, 그러다가 이 세상의 잣대에 재단되어버린 나를 제대로 볼 자신이 없어서 그런 건 아닐까?

나는 그랬다. 자신 없는 삶과 불만족스러운 내 모습 때문에 내가 사는 곳을 떠나 새로움을 찾고 싶었다. 하지만 경제적 이유, 언어의 장벽, 처음이라는 두려움으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그저 해외여행을 하는 친구들이 부러웠고 그들의 사진을 볼 때마다 나와 다른 세상의 사람 같아 보여 멋있었다. 그들은 진정으로 삶의 질을 높이며 자신을 사랑하는 것 같았다. 난 그렇게 남을 부러워만 하며 20대를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내 첫 해외여행이 예상치도 못하게 시작되었다. 아무 계획도 없이 농담으로 던진 말에 비행기 표를 끊어버렸고 일본으로 떠나게 되었다. 느닷없이 떠난 첫 여행은 실패에 가까웠다. 내겐 대단한 경험이었다. 두 번째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으니까. 여전히 난 서툴렀고 또다시 여행은 불만족스럽게 끝이 나고 말았다. 하지만 신기한 일이 생겼다. 더는 여행이 두렵지 않았다. 부럽지도 않았다. 타국에서의 고생스러운 여행은 두려움에서 용기로 바꾸어 주었고 상상 속 여유롭던 자아 찾기는 애플리케이션 속 지도에서 길 찾기에 바빴다. 내 첫 여행이 농담으로 시작되었듯 그토록 꿈꿨던 환상적인 여행은 농담처럼 끝났다. 남들처럼 웃는 사진만이 남았다.

진짜 여행이 무엇일까? 수없이 찍은 사진 속에 진짜 내가 찾는 것이 찍혔을까?

세 번째 해외여행은 취소했다. 진정한 여행의 의미도 모른 채 무조건 해외여행만을 꿈꾸는 건 의미 없는 노동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은 장소가 아니라 마음이 떠나는 것이니까. 말도 안 통하고 문화도 다른 곳에서의 초조함이나 두려움보다는, 진정으로 나를 돌볼 여유가 필요했고 내가 사는 세상에 애착이 필요했다. 그래서 난 나만의 국내 여행을 계획 중이다 거창하진 않지만, 그 어느 때보다 즐거운 두려움을 갖고 있다는 건 확실하다.

과연 이번엔 어떨까? 6월 말, 이 글의 마지막 장이 올 때쯤, 계획은 실행될 것이다. 나를 찾는 진짜 여행! 여행은 장소가 아니라 마음이고, 버리는 게 아니라 찾으러 가는 것이니까.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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