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궁전
독재자 차우셰스쿠
김일성 주석궁 보고 지어
3천개 방과 대리석 바닥
화려한 샹들리에'양모 카펫
완공은 못 보고 총살당해
펠레슈성
카를 1세 별장으로 지어
아담한 숲 속의 요정 같아
특색 있는 방 구경하는 재미
잊지 못할 4천여점 무기
사진촬영 비용 아깝지 않아
오전에 인민궁전에 들렀다. 생전 차우셰스쿠가 어마어마한 예산을 들여 지은 건물로 단일 건물로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크다. 김일성 주석궁을 본 차우셰스쿠가 세계 제1의 궁전을 짓기로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건물을 짓기 위해 궁전 터에 살던 수많은 국민들을 강제로 이주시키고 역사적인 유물까지 파괴하는 만행을 저지르기까지 했다. 현재는 의회 건물로 사용되고 있으며 관광객들에게 일부 개방되고 있다. 방이 3천 개가 넘고 대리석 바닥과 480개의 화려한 샹들리에와 양모 카펫 등 호화로움의 극치를 보는 듯하다. 하지만 정작 차우셰스쿠는 궁전의 완공도 보지 못한 채 총살당했다. 반드시 여권이 있어야 인민궁전 입장이 가능하므로 꼭 챙겨가야 한다.
늦은 점심식사 후 식당 부근에 있는 대학교를 둘러보았다. 루마니아에서 유명한 경제학 전공 대학인 ASE대학은 건물은 오래되었으나 기풍이 있어 보인다. 기웃거리는 동양인이 신기했던지 마주오던 여학생 두 명이 휴대폰을 힐끗 쳐다보더니 "From Korea?"라고 묻는다. 이 학생들의 이름은 아이올레와 니카다. 마침 수업을 마쳤다면서 원하면 오늘 가이드해 주겠다고 한다. 현지인이 이런 호의를 제의해 올 경우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사기꾼이 아니면 드물게 만날 수 있는 행운이다.
수도인 부쿠레슈티는 혁명 광장을 중심으로 유명한 유적들이 몰려 있어 걸어서 관광이 가능하다. 광장을 중심으로 옛 공산당 본부, 대학 도서관, 아테네 음악당, 국립 미술관 등 오래된 건물들이 즐비하다. 각각 특색 있는 모양의 건물들은 예술적 가치가 뛰어나며 지금도 대부분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건물 사이로 골목골목마다 식당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특히 물가가 저렴하고 음식 맛도 훌륭해 음식 맛과 금액은 비례한다는 등식은 여기서는 예외다.
두 여학생의 도움으로 유익하고 효율적인 관광을 할 수 있었다. 고마움의 표시로 가장 근사한 식당에서 저녁을 대접하겠다고 안내를 부탁했다. 이날만큼은 저녁값을 아끼지 않기로 했다. 1, 2층으로 이루어진 식당은 얼핏 봐도 고급스러워 보였고 전망 좋은 2층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메뉴를 정하고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대화를 이어갔다.
아이올레는 활발한 성격에 가끔 당돌할 정도로 밝은 성격을 지녔고 니카는 말수가 적고 조용하며 뭔가 근심 어린 눈빛이다. 조심스럽게 물어보니 부모님 모두가 편찮으셔서 생활이 많이 어렵다고 한다. 저녁마다 마사지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얼른 식사를 하고 가야 한다며 식사가 나오기가 무섭게 그릇을 비우고 자리를 뜬다.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돌아서는 모습을 보니 왠지 가슴이 아련하다. 식당을 나설 때 아이올레에게 가이드 비용을 니카에게 전해주라면서 약간의 돈을 쥐어 주었다. 늦은 밤 조금 쌀쌀한 공기를 가르며 꽤 먼 길을 걸어 호텔로 돌아왔다.
다음 날 시나이아를 가기 위해 일찌감치 길을 나섰다. 시나이아는 루마니아 중부 프라호바주에 위치한 휴양도시로 부쿠레슈티에서 기차로 약 2시간 거리이다. 창가에 이어지는 넓은 들판에는 끝없이 펼쳐지는 한가한 농촌 풍경이 이어진다. 간간이 노란 유채꽃으로 덮인 들판이 지루하지 않게끔 군데군데 나타난다. 휴양도시 시나이아에는 단연 최고로 꼽히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건축물 펠레슈성이 있는 곳이다. 시나이아역은 조그만 시골역 같지만 현지인들과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역을 등지고 산으로 30여 분 걸어 올라가면 명당 같은 자리에 아름다운 펠레슈성이 자리 잡고 있다.
4월 말인데도 설산을 뒤로하고 산 중턱에 자리한 펠레슈성의 첫인상은 아담하지만 숲 속의 요정처럼 이쁘다. 카를 1세가 여름별장으로 지은 성이며 르네상스, 바로크, 로코코 양식을 혼합한 독특한 성이다. 반드시 입구에서 덧신으로 갈아 신고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야 한다. 인원이 어느 정도 모이면 한 그룹씩 같이 투어를 한다. 실내서 촬영하려면 별도의 돈을 지불해야 한다. 성 안에 사진으로 담을 아름다운 내용들이 너무 많아 돈을 꼭 지불하고 입장할 것을 권하고 싶다. 중앙 홀을 중심으로 170개의 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플로렌스의 방, 무기의 방, 거울의 방, 무어인의 방, 터키 방 등 다양한 건축 양식을 볼 수 있다. 각 방마다 특색이 있어 둘러보는데 지루함이 없다. 특히 무기의 방에는 약 4천여 점의 다양한 무기가 전시되어 있다.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를 타고 들어온 햇살은 무지갯빛으로 부서져 내린다.
루마니아 여행을 마치고 공항으로 가는 도중 니카에게 문자가 왔다. 밝은 표정으로 웃는 이모티콘과 함께 'Thank you Mr.Hwang'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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