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初伏'7월 12일)이 다가오자 대구 북구 칠성시장 '개고기 골목'이 뜻밖의 손님들로 떠들썩해지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여러 차례 찾아와 집회를 연 애견단체 '개고기를 반대하는 친구들'(ADF) 소속 회원들이 올해도 개고기 골목 방문을 이어가면서다.
지난 24일 오후 2시 칠성시장에 모인 회원 20여 명은 '반려동물 도살 금지법 제정 촉구 및 복날 반대'라는 현수막을 앞세우고 "개시장 전업! 전업!"을 외치며 골목을 행진했다. 윤그린 ADF 대표는 "성남 모란시장은 올 초 시와 판매업소들이 개고기 도축 중단 협의에 나서고 전업 교육을 제공하는 등 변화하고 있다"며 "개고기 시장이 점차 위축되는 만큼 전업은 상인에게도 좋은 기회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철창 속 개들이 시끄럽게 짖기 시작했지만 시장 상인들은 문을 닫고 애써 외면하는 모습이었다. 30년째 건강원을 운영한다는 김모(76'여) 씨는 "세금도 다 냈고 위생점검도 받으면서 정상적으로 영업하는데 시위대가 오면 마치 죄지은 사람처럼 느껴진다"면서 "시장은 점점 사양세이지만 어쩔 수 없이 문을 연다. 이 나이에 다른 직업으로 바꾸는 건 불가능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1시간가량 집회를 이어간 참가자들은 "욕하지 마라"고 말로 부탁하는 등 상인과의 마찰을 피했고, 생계를 위협하러 온 것이 아님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식용 개고기를 키우는 육견협회 회원들이 대규모 맞불집회를 열어 충돌 직전의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면서도 "시장 상인만 있으면 대체로 갈등 없이 행사가 진행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인들의 속마음은 복잡했다. 1980년부터 보신탕집을 운영해온 임모(63) 씨는 "예전보다는 줄었지만 보신탕을 찾는 사람이 있다. 특히 노인들은 여름 보양식으로 보신탕을 즐겨 먹는다"며 "이들을 배려해서라도 집회는 그만했으면 좋겠다. 10년만 지나면 자연스럽게 없어질 업종인데 왜 이렇게 극성인지 모르겠다"며 씁쓸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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