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흔들리는 국민의당 '민주당 통합론' 힘 받아

19대 대선 당시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장을 맡았던 이용주 국회의원이 28일 오후 국회 당대표실에서
19대 대선 당시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장을 맡았던 이용주 국회의원이 28일 오후 국회 당대표실에서 '문준용 의혹제보 조작' 파문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유미 씨가 조작한 SNS 대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당을 흡수'통합하는 방식의 정계개편 시나리오가 힘을 받고 있다.

국민의당이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 씨의 한국고용정보원 특혜채용 의혹 증거조작 혐의로 뿌리까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의 자강(自强) 가능성이 희박해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친정'으로 복귀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 5월 대선에서 민주당이 국민의당의 정치적 기반인 호남을 석권한 데다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여당의 선전 가능성이 커 이 같은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28일 입장자료를 통해 "국민의당의 녹취록 조작은 명백한 대선공작으로, 헌정질서를 무시한 엄중한 범죄"라며 "국민의당은 대선에서 광주의 선택을 받지 못했고 현재 지지율은 굳이 거론할 필요도 없을 만큼 바닥을 치고 있어 이제 광주의 치욕이 됐다"고 맹비난했다.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호남(광주'전남'전북)에서 61.7%의 득표율을 기록한 반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득표율은 27.9%에 그쳤다. 국민의당 현역 지역구 국회의원 27명 가운데 호남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의원은 모두 23명이다.

여당(120석)은 국민의당(40석)을 흡수할 경우 단숨에 과반의석을 확보하며 여소야대(與小野大)인 정국구도를 여대야소(與大野小)로 뒤집을 수 있다. 여기에 지난 대선 기간 내내 민주당을 긴장시켰던 안 전 대표의 정치적 기반을 붕괴시키는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여권이 이 같은 욕심을 겉으로 드러낼 수는 없는 형편이다.

여권이 움직일 경우 인위적인 정계개편 시도 논란을 야기해 국민의당에 반발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현재 선명성 경쟁을 벌이고 있는 보수진영을 자극해 '지방선거 전 보수통합' 명분에 힘이 실릴 수도 있다.

이에 여권에선 국민의당 소속 국회의원 개개인의 정치적 판단을 기다리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민의당 의원들이 달라진 민심과 정치지형을 고려해 자신의 정치적 진로를 결정할 것"이라며 "아직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과 여당의 정당 지지율이 높기 때문에 무리수를 둘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