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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대해수욕장 거닐며 '스틸아트'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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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발륜 작
박발륜 작 '내일로'

철로 만든 작품들, 영어로는 '스틸아트'가 한 달 가까이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해안로를 점거 중이다. '헬로 스틸'(Hello, Steel)이라는 주제로, 원래부터 제 자리인 듯 해수욕장과도 잘 어울렸던 40여 작품들은 '굿바이 스틸'(Goodbye, Steel)을 앞두고 있다. 단풍철쯤 끝나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이번 주말(14일)이 끝이다.

물론 40여 점 중 일부는, 2012년 페스티벌부터 전시된 작품 중 일부가 고참급으로 남아 있는 것처럼, 간택 과정을 거쳐 한동안 해수욕장에서 점거 기간을 늘려갈 것이다. 매년 축제가 끝날 즈음 작품 구입 심의위원회는 작품성, 내구성, 안전성 등을 따져 오래 머물 작품을 고른다.

얼핏 영일대해수욕장의 터줏대감처럼 보이는 '오늘도(Again today, 이원석 작)'도 2012년 첫선을 보인 뒤 6년째 영일대해수욕장 시계탑과 지척에 있는, 출퇴근길 전철 속 현대인의 풍경이다.

올해도 '오늘도' 같은 작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왠지 부지런하고 성실한 작가가 만든 것 같은 '내일로(박발륜 작)'는 미래로 적극적인 걸음을 내딛는 우리들의 자화상을 떠올리게 한다. '오늘도'와 라임이 맞아 잔류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건 아니다.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작품도 인기 연예인의 순회공연처럼 이곳에 와 있었다. 올 5월 서울장미축제에서, 지난달까지는 마로니에공원 앞에서 시민들의 관심을 끌던 그 얼굴. 알루미늄 파이프로 코 아래 얼굴만 표현한 이철희 작가의 'Winner's Face-happy(승자의 행복한 얼굴)'였다. 작가는 눈과 귀가 없어도 후각과 미각, 촉각으로 소통하는 방식을 표현한 작품으로 풀이하지만 포항에서 만난 관객들은 입체감 절정의 행복한 얼굴을 만져보고 웃곤 했다.

이 밖에도 올해는 특히 동물들을 형상화한 작품들이 많았다. 왕년의 스타 '느슨한 충돌'의 붉은 새끼 코뿔소(새끼 돼지 크기였다)를 비롯해 성별을 알 수 없는 사슴 두 마리, 황소와 은빛고양이 등이 셀카 단골 모델로 서 있다. 고양이는 수염마저 철로 돼 있으니 순조로운 작품 감상을 위해서는 끌어안을 때 정말 조심해야 한다.

혹여 작품을 멀찍이서 감상하겠다며 자전거 전용도로를 점거했다간 라이딩 즐기는 이들의 호통을 각오해야 한다. 작품 감상과 운동의 상생을 위해 지켜줘야 할 규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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