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치러진 김천농협 조합장 재선거 개표과정에서 김천시선거관리위원회의 미숙한 개표진행이 도마에 올랐다. 이날 재선거는 조합원 7천193명 중 5천873명이 투표해 81.6%의 투표율을 보인 가운데 이기양 후보가 불과 4표 차로 이정태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이처럼 초박빙 결과가 나온 만큼 개표 과정에서 양측 참관인들의 신경전은 치열했다. 특히 김천선관위는 첫 개표에서 11표 차로 이기양 후보가 이긴 것으로 집계했으나 1차 검표 결과 2표 차로 줄어든 것으로 집계해 혼란을 더했다. 이기양 후보 표 중에 이정태 후보의 표 4장이 포함돼 있어 두 사람의 표차는 3표로 줄었고, 또 이기양 후보 표로 분류된 100장 묶음 중 하나가 실제론 99장으로 확인돼 두 사람의 표차는 2표가 됐다. 1차 검표에서 이런 결과가 나오자 2차 검표 요구가 이어졌다. 2차 검표에서는 이정태 후보 표 중에서 이기양 후보 표가 1장 발견됐고, 표차는 다시 4표로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투표관리관 도장이 찍히지 않은 일부 투표용지가 발견됐다. 유효표 논란이 일자 김천선관위는 양측 후보 관계자들에게 관리관 도장이 찍히지 않아도 선관위 청인이 있으면 유효표로 인정한다는 법 규정을 설명하는 등 혼란은 계속됐다.
검표 때마다 표차가 들쭉날쭉하는 동안 양측 후보 관계자들은 선관위를 불신하게 됐고 3차 검표 요구가 이어졌다. 그러자 김천선관위는 양 후보 측에 '검표결과에 승복한다'는 각서를 요구했다. 법적 효력도 없는 각서를 요구한다는 반발이 나오자 선관위는 슬그머니 각서 요구를 접었다. 이어진 3차 검표는 다행히 2차 검표와 동일한 4표 차로 집계됐다.
극심한 혼란 속에 3차까지 검표를 마친 시간은 오후 11시를 훌쩍 넘겼다. 한 참관인은 "개표와 검표 때마다 매번 결과가 달리 나온 점이 선관위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 선관위의 개표 관리에 문제가 있었다"고 했다.
김천선관위 관계자는 "당일 개표 과정에 다소 미흡한 점이 있었던 점을 인정한다"며 "농협 조합장 재선거는 투표인 수가 많지 않아 검표기 대신 손으로 개표하다 보니 일부 오류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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