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지진]포항시 지진대피지도 만들었지만…서버 폭주로 한때 접속 불가

포항시, 전국 최초 지진대피 웹 지도 구축했지만 실제 상황에선 무용지물

포항시 지진대피지도. 스마트포항 화면 캡처
포항시 지진대피지도. 스마트포항 화면 캡처

포항시가 전국 최초로 구축한 '지진대피지도'가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포털사이트 등에서는 서비스되지 않은 탓에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포항시청 홈페이지 등을 방문해야 하며 어렵사리 지도를 열어도 모바일 상에서는 쉽게 알아보기 어려운 등 이용이 불편한 탓이다.

포항시 등에 따르면 포항시는 전국 최초로 지진대피 장소를 웹 지도로 구축하고 있다. 지진대피지도는 웹상에 구현된 포항시 지도를 수십개 구역으로 나눠 지진대피소를 구역별로 표기하고 있다. 포항시는 현재 시 전역 15개동 74구역에 지진대피소 96개를 마련하고 있다. 남구(7개동 31구역)에 33개소, 북구(8개동 43구역)에 63개소 등이다.

그러나 위기 상황에서의 신속한 대피를 돕고자 만든 지진대피지도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포항시청 홈페이지와 어플에만 서비스가 되고 있어 시민들이 지진대피지도를 찾기 번거로울 뿐만 아니라 실제 지진 상황이 발생해 접속자가 한꺼번에 몰리면 이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서버 용량도 충분치 못한 탓이다.

시민은 포항시청 및 포항시 재난안전대책본부 홈페이지에 접속하거나 스마트폰 앱 '스마트포항'을 내려받아야 대피지도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지진이 일어난 15일 오후 5시 15분 현재 포항시청, 포항시재난안전대책본부 홈페이지는 수분째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이며, 앱 역시 접속이 순조롭지 않다. 포항시민 신모(30) 씨는 "긴급한 상황에 접속할 수 없는 사이트를 얼마나 기다려서 들어가야 하나. 이럴 바엔 집 가까이에 있는 운동장을 찾는 편이 빠르겠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지진 대피지도는 지리적 지도 위주로 작성됐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위급한 상황에 처한 일반 시민이 1차원으로 구현된 지도에 표기된 지점을 빠르게 인식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웹에 적합하게 만든 지도는 모바일 기기로 보기엔 불편함이 따른다. 박한우 영남대 교수는 "일반인의 심성 모형에 기반을 둔 개념적 지도가 필요하다"며 "실효성을 갖추려면 포털의 지도나 길 찾기 서비스 등과 연동될 필요가 있으며 아쉽게나마 모바일 맞춤형으로 제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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