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에 대한 주변 시선이 좋지 않아 키우지 못하겠어요."
지난 10월 대구 한 사설 보호소에는 4개월 된 토이 푸들이 버려졌다. 견주는 이 강아지를 유기하며 '주변 시선'을 핑계로 댔다. 최근 부쩍 잦아진 반려견 물림 사고로 사회적 분위기가 좋지 않아 눈치가 보인다는 이야기였다. 보호소에 따르면 애견숍에서 그레이하운드 암수 한 마리씩 분양받았던 한 40대 여성도 중'대형견에 대한 주변 시선이 부담스럽다며 유기하기도 했다.
대구에서 유기견이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입양 건수는 대폭 줄었다. 아이돌 가수 최시원 가족의 '프렌치불도그 사건' 이후 키우던 반려견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난 때문이다.
3일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따르면 10, 11월 대구지역 유기견 발생 건수는 429건으로 통상 유기견이 가장 늘어나는 7, 8월의 420건보다 더 많았다. 지난해의 경우 7, 8월에는 428건이었고 10, 11월에는 375건에 불과했다. 2015년에도 7, 8월 433건에 비해 10, 11월은 350건에 그쳤다.
10월부터 유기견이 급증한 것은 잦은 반려견 관련 사건'사고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올 들어 개 물림 사고가 연일 이슈가 됐고, 지난 9월 말 유명 한식당 대표가 아이돌 가수 최시원 가족의 반려견에게 물린 뒤 치료를 받다가 숨진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반려견'반려인에 대한 인식이 급격히 나빠진 탓이다.
버려지는 반려견은 많아졌지만 입양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지난해 10, 11월 28.2%였던 대구지역 유기견 입양률은 올해 같은 기간 22.6%로 떨어졌다. 주부 이모(36) 씨는 "아이가 강아지를 워낙 좋아해 유기견 공고를 보면서 입양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최근 반려견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아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사설 보호소에는 입양은커녕 문의마저 끊겼다. 입양되지 못한 유기견이 많아지면서 사료 값이나 난방비 등을 걱정해야 하는 실정이다. 대구 유기견 사설 보호소인 '호루라기쉼터' 관계자는 "유기견은 매년 휴가철에 눈에 띄게 증가하는데 올해는 10월 이후 급증하는 특이한 상황"이라며 "인터넷 커뮤니티나 SNS 등을 통해 입양 홍보를 하면 적어도 한 달에 10건씩 입양이 성사됐는데 10월 이후에는 겨우 1, 2건에 그쳐 겨울을 어떻게 보낼지 걱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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