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아랍권에 번졌던 반독재 시위 '아랍의 봄'으로 수십년간 철권통치를 이어가던 독재자들이 잇따라 무너졌다.
4일(현지시간) 알리 압둘라 살레(75) 전 예멘 대통령 암살을 계기로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아랍의 봄' 당시 축출된 독재자 4명의 닮은 듯 다른 운명을 돌아봤다.
예멘에서 이날 후티 반군에 살해당한 살레는 초등학교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일찌감치 군에 입대했으나 군 내부에서 강력한 지도력을 바탕으로 성장, 1978년 쿠데타로 북예멘 정권을 장악해 33년간 장기 집권했다.
그는 '아랍의 봄' 여파에 2012년 2월 축출됐지만 당시 실권한 다른 지도자들과 달리 최근까지 예멘 정치에 깊숙이 개입하며 영향력을 과시해왔다.
살레는 지난 3년간 연대해온 후티 반군과 최근 단절을 선언하고 사우디아라비아와 내전 협상을 시도하며 정치적 재기를 노렸으나 결국 이날 수도 사나 외곽에서 예전의 동지였던 후티 반군의 총탄에 쓰러졌다.
독재자로 국제적으로 악명이 높았던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도 살레와 비슷한 운명을 맞았다.
1969년 27세에 쿠데타로 왕정을 전복하고 헌법과 입법부를 폐지하며 정권을 장악한 카다피는 42년간 리비아를 통치했다.
원유 수익을 토대로 경제 발전과 사회 인프라 구축 등의 성과를 냈다는 견해도 있지만 무자비하게 반대파를 숙청하고 테러조직을 지원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카다피는 2011년 리비아에 '아랍의 봄'이 상륙하자 민간인 수천 명을 학살하며 잔혹하게 진압했으나 그해 10월 도주하다 고향 시르테에서 반군에 의해 살해되며 처참한 말로를 맞았다.
호스니 무바라크(88) 전 이집트 대통령은 운이 좋은 편에 속한다.
그는 부통령이던 1981년 안와르 사다트 전 대통령의 암살로 권력을 승계했다.
이후 국내 반대파의 반발을 잠재우고 서방 강국과 굳건한 동맹관계를 유지하면서 30년간 철권통치를 이어갔고 그의 정권은 인권 침해와 부정부패로 악명을 떨쳤다.
2011년 1월 이집트에도 '아랍의 봄' 여파로 민주화 시위가 이어지면서 그해 4월 축출된 직후 구속됐고 이듬해 1심 재판에서 시민 혁명 기간 시위 참가자 등 850여 명이 사망한 데 대한 책임과 부정부패 등의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이집트 법원은 2014년 재판 절차의 오류를 인정해 유혈진압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아랍의 봄' 발원지인 튀니지의 독재자 지네 엘아비디네 벤 알리 전 대통령은 정작 당시 함께 축출된 아랍권의 다른 독재자들에 비해 비교적 편안한 말년을 보내고 있다.
2010년 12윌 튀니지의 한 젊은 과일 노점상 무함마드 부아지지는 노점상 단속반원에게 청과물과 노점을 압수당한 뒤 생계가 막막해진 나머지 분신자살했고 이 사건이 분노를 불러일으키며 '아랍의 봄'의 도화선이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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