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평창에 불어닥친 '러시아 한파'…도핑 스캔들 강력 징계

국가대표팀 참가 금지 의결, 개인자격 출전은 허용해

평창 동계올림픽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국가가 주도한 도핑 조작 스캔들로 물의를 일으킨 러시아에 평창 올림픽 출전을 금지했다. 동계 스포츠 강국인 러시아에 강력한 징계가 내려짐에 따라 평창 올림픽 흥행과 메달 전선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발 도핑 조작 의혹은 지난해 리우 올림픽이 열리기 직전 불거지며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렸다. 세계반도핑기구(WADA) 조사위원회의 리처드 맥라렌 씨는 2011∼2015년 러시아 정부가 자국의 30개 종목 1천 명을 대상으로 조직적인 도핑 조작을 일삼았다고 폭로했다.

맥라렌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는 설립 취지와는 반대로 소변과 혈액 샘플을 바꿔치기 하는 등 도핑 결과를 조작하는 데 앞장섰다. 이후 러시아 내부 인사의 고발까지 나왔음에도 러시아가 모르쇠로 일관, 러시아를 강력하게 징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결국 IOC는 칼을 빼들었다. 6일(한국시각)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평창 올림픽에서 러시아 선수단의 참가를 금지하는 징계안을 의결했다. 또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자격을 정지하고 벌금 1천500만달러(약 162억2천만원)를 부과했다. 다만 엄격한 심사를 통과한 러시아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는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조치가 평창 올림픽 흥행에는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러시아에 유명 선수들이 적지 않은데 이들이 참가하지 못한다면 대회의 주목도가 떨어지고 관중 동원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특히 2011년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의 빅토르 안(한국 이름 안현수), 피겨 여자 싱글의 '절대 강자'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의 출전에도 물음표가 달리게 됐다.

올림픽 메달 구도에도 지각 변동이 일 것으로 보인다. 6일 미국 미디어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러시아는 평창 올림픽 102개 종목 가운데 ⅓ 가량인 32개 종목에서 메달권 안에 드는 선수들을 보유 중이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 이어 두 번째로 수준 높은 러시아아이스하키리그(KHL)까지 참가하지 않겠다고 나선다면 파장은 더 커진다. 이 리그에 몸담은 각국의 대표 선수들이 올림픽에 나설 길까지 막힐 수도 있다.

이에 대해 평창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러시아 선수단의 개인 자격 출전을 허용한 IOC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조직위는 러시아 선수들은 물론 평창 대회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단과 관계자들이 올림픽에서 최고의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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