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였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 최종 주자는 '피겨 여왕' 김연아(28)였다.
김연아는 9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개회식 때 '평창의 불꽃'이라 불리는 성화를 마지막에 들었다. 흰색 드레스에 스케이트를 신은 김연아는 점화대 앞에서 우아한 연기를 펼쳐보이며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한반도에 올림픽 성화를 다시 밝혔다.
이날 마지막 주자인 김연아에게 성화를 전한 이는 대회 전부터 화제를 모은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선수들이었다. 우리나라의 박종아와 북한의 정수현은 한국 축구의 전설 안정환으로부터 성화를 넘겨받은 뒤 다시 김연아에게 성화를 건넸다.
김연아는 일찌감치 평창 대회의 가장 유력한 성화 점화자로 꼽혔다. 성화 점화 이벤트 자체가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동계올림픽이라는 점에서 한국 동계 스포츠를 대표할 만한 인물이 성화 최종 주자여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다.
김연아는 여왕이자 개척자였다. 피겨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김연아는 세계무대를 뒤흔드는 선수로 우뚝 섰다. 2010년 벤쿠버동계올림픽에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4년 뒤 소치동계올림픽 때도 뛰어난 실력을 선보였으나 편파 판정 논란 속에 은메달에 머물며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그래도 한국인들은 고난과 역경을 딛고 세계 최고로 우뚝 선 김연아에게 박수를 보냈다. '국민 여동생'이라는 별명부터 '피겨 여왕'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주며 김연아가 가는 길에 응원을 보냈다. 김연아 덕분에 한국 동계 스포츠에 쏠리는 관심도 커졌다.
김연아는 평창올림픽과도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때 최종 프레젠테이션 발표자로 나섰다. 그는 유창한 영어 연설로 주목받았고, 결국 평창은 세 번째 도전 만에 올림픽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그날 김연아는 올림픽 유치를 위해 애쓴 이들과 함께 울었다.
김연아의 활동은 거기에 그치지 않았다. 평창올림픽 홍보대사로 각종 행사장을 누볐다. 그리고 성화의 최종 주자로 나서 성화 점화대에 불을 지폈다. 평창올림픽의 시작과 끝을 김연아가 함께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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