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관광객 1000만 꿈꾸는 청송] <2>한국판 다보스포럼을 꿈꾸는 청송포럼

지질공원·슬로시티·국립공원 갖춘 청송서 지구 위기 해법 찾아

지난달 30, 31일 양일간 청송포럼을 치르면서
지난달 30, 31일 양일간 청송포럼을 치르면서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란 대주제를 바탕으로 지구촌의 행복을 바라는 선언문이 채택됐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은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과업일 것이다. 인문사회가 발전하면서 자연을 정복하거나 파괴하는 역사가 되풀이되고 있다. 이 때문에 자연의 균형도 깨지거나 변화를 맞고 있다. 대규모 지진과 해일, 오존층 파괴, 온실효과, 엘니뇨, 라니냐 등 이상기후로 인류문명에 상당히 치명적이고 위협이 되는 존재가 되기도 한다.

가장 원초적이면서도 숙명적인 인간과 자연의 문제에 대해 세계 유수의 학자들이 청송에 모여 머리를 맞댔다. 그들이 왜 청송을 택했는지 의아해할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작은 도시에 속하는 청송, 인구 2만6천 명밖에 되지 않는 오지 중 오지인 청송이 그들에게는 보석과도 같은 존재라는 것이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과 국제슬로시티, 국립공원이 모두 존재하는 세계 유일의 도시가 청송이며 인간과 자연이 가장 안정적으로 공존하는 곳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018년 3월 30, 31일 양일간 대한민국과 영국, 이탈리아, 호주, 우루과이, 일본 등 국내외 글로벌 전문가 500여 명이 준비한 '청송포럼'이 대명리조트 청송에서 열렸다.

◆청송포럼 개막

30일 오전 대명리조트 청송에서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란 주제로 '청송포럼'이 개막했다. 신일희 청송포럼 명예위원장(계명대학교 총장)은 환영사를 통해 청송포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 명예위원장은 "가장 청송다운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하는 기회가 오늘 이 자리"라며 "청송포럼을 통해 환경정책과 삶의 질 향상, 전통 예술의 계승'발전, 타 지역과의 유대 등의 토대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도 청송포럼을 지지했다. 반 전 총장은 영상을 통해 "인류의 기후변화 문제는 어느 특정국가에 한정된 것이 아니며 청송 같은 지방에서 앞장선다는 것이 큰 의미를 갖는다"며 "청송군이 우리 농촌을 살리는 새로운 모델로서 한국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표본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김주영 작가는 "지방 소멸의 위기에 처한 청송의 반격"이라고 이번 포럼을 설명했다. 김 작가는 "청송과 같은 시골 자치단체들의 소멸 시기가 더욱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이 위기의 청송이 자연 자산을 최대한 살려 글로벌 브랜드를 키워내고 농촌형 마이스산업 등 고유의 능력을 발휘해 청송포럼이란 열매를 맺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외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개발" 강조

청송포럼의 첫 번째 주제강연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위원회 헬가 출레핀(Helga Chulepin) 위원이 맡았다. 출레핀 위원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인간과 자연의 갈등은 인구 증가와 자연 자원 사용 등으로 인간이 제공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기술과 지식을 바탕으로 이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레핀 위원은 에콰도르의 헌법을 설명하며 자연에 대해 가장 배려 깊은 나라라고 설명했다. 그는 "에콰도르 헌법에 '자연의 경배'라는 문구가 들어가며 헌법조문에 '자연의 권리'라는 말까지 들어간다"며 "인간뿐만 아니라 자연도 하나의 존재로 여기며 그 권리를 지켜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주제강연은 손대현 한국슬로시티본부 이사장이 맡았다.

손 이사장은 "행복은 절대 자연과 맞서는 것이 아니라 조화를 이루는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 자연과 치열한 제3차 세계대전 상황"이라고 인간의 자연파괴 행위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제1차 세계대전이 1천500만 명, 제2차 세계대전이 5천만 명 이상 희생자를 냈다. 제3차 세계대전은 훨씬 더 많은 생명이 희생될 것이다. 그 최전방에 서 있는 것이 슬로시티"라고 말했다.

주제강연을 바탕으로 '지오파크'와 '슬로시티' '기후변화' '지오투어리즘' 등 4개의 세션으로 구분돼 포럼이 진행됐다.

지오파크 세션에서는 장윤득 경북대학교 교수가 청송이 지질공원 등재를 위해 어떻게 노력했고 어떠한 숨은 노력자들이 있는지를 설명했다. 최옥곤 국가지질공원 전문위원은 국가지질공원의 현황과 지질공원의 개념,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고 있는 지질공원의 사례 등을 발표했다. 아키노부 이시마츠(Akinobu Ishimatsu) 아소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담당자도 아소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대해 설명했다.

슬로시티 세션에서는 피에르 조르지오 올리베티(Pier Giorgio Oliveti) 국제슬로시티연맹 사무총장이 슬로시티 정신과 목적, 추진 방향 등을 설명했다. 그는 이탈리아와 아이슬랜드, 노르웨이 슬로시티를 예로 들며 자연에 순응하는 도시가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보여줬다. 나이젤 벨(Nigel Bell) 호주 카툼바 주민협의회 대표는 호주 카툼바가 보유하고 있는 자연 자원을 설명하고 주민들이 어떻게 그 자원을 활용하는지를 사진과 영상 등을 통해 이야기했다. 티모시 정(Timothy Jung) 영국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 대학교수는 세계유산에도 증강현실 등의 기술이 적용된다면 직접 가볼 수 없는 곳까지 간접 경험을 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둘째 날 진행된 기후변화 세션과 지오투어리즘 세션에서는 현재 직면한 현상과 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김태영 경상대학교 교수는 기후변화와 농업의 대응전략 등에 대해 설명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에너지 정책 대전환과 온실가스 감축 기반 구축 등이 절실하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었다. 김창환 강원대학교 교수는 지오투어리즘과 지오스토리텔링을 강조했고 박민영 성신여자대학교 교수는 청송 지오투어리즘의 여건과 평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수재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자연 자원 보존이 관광수익에 정효과를 주고 그 자원을 활용해 다양한 산업에 접근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청송포럼 선언문

삶의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 추구에 있다.

현대 사회는 인간의 탐욕으로 빚어진 국가 간의 분쟁과 도시팽창, 환경파괴,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자연은 파괴되고 삶은 피폐해 졌으며, 지방은 소멸의 위기를 맞고 있다. 우리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라는 해법을 통해 전 인류가 더불어 행복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다각도로 모색하기 위해 '청정자연의 고장' 청송에 모였다. 지난 양일간 인간의 삶과 지역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방안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한 결과, 삶의 궁극적인 목표인 행복을 위해서는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며 마음의 여유를 찾고 느림의 가치를 추구함으로써 활력이 넘치는 청송을 유지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에 참여하는 일동은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위한 이번 포럼의 성과가 지역사회를 넘어 지구촌의 행복을 위한 밑거름이 되길 희망하며, 세계인이 함께 이 취지에 동참해줄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자문=김영규 대한관광경영학회 회장, 박수빈 메디컬투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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