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드 공사 장비 반입…소성리 일촉즉발

경찰 사전에 투입 알려져, 반대 단체는 밤새워 농성 "불법공사 온몸으로 막겠다"

11일 오후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사드철회 평화회의 회원과 주민들이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사드부지 공사 강행 중단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11일 오후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사드철회 평화회의 회원과 주민들이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사드부지 공사 강행 중단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11일 밤 9시 성주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 삼삼오오 모여든 인파는 금세 수백 명으로 불어났고, 얼굴에는 하나같이 비장감이 서렸다. 마을회관 앞길에는 수십 명이 자리를 깔고 앉아 농성을 시작했다. 누군가가 구호를 외치자 단체로 제창하면서 팽팽한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이들은 이 상태로 밤을 새운 뒤 공사장비 반입을 막겠다고 했다.

하지만 국방부는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기지 내 장병 숙소 지붕과 오'폐수 처리시설 공사가 시급하다고 판단, 12일 경찰력을 동원해서라도 공사장비를 반입할 계획이라 국방부'경찰과 사드반대 단체와의 충돌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찰력은 오전 6시, 장비 반입은 오전 10시쯤 시작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찰 투입과 연이은 장비 반입 소식이 알려지면서 소성리에는 11일 오후부터 긴장감이 돌기 시작했다. 사드철회 평화회의 측의 사드 부지 공사 강행 중단 요구 기자회견이 열린 오후 2시부터는 사드철회 측 관계자들이 속속 모여들었고, 수요집회의 열기가 오르면서 긴장 수위는 한층 높아졌다.

이날 사드철회 측은 기자회견에서 "진상 규명도 없이 완전 배치 수순을 밟는 불법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며 "미군을 위한 불법 공사를 용납할 수 없기에 이번 사드 부지 공사 강행을 적극적으로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석주 소성리 이장은 "국방부의 불법 공사를 묵인할 수 없으며, 어떤 방법으로든지 공사 강행을 저지하고 중지될 때까지 온몸으로 막겠다"고 했다. 박태정 사드반대 김천대책위 공동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 사드를 뺄 줄 알았는데, 더는 두고 보지 못하겠다. 내일 공사는 불법이고 주민들의 생사가 달린 일이다. 공사 강행을 막는 데 힘을 합치자"고 호소했다. 이들은 수요집회에서 불법 공사 강행 저지를 위한 투쟁 선언을 했다.

앞서 10일 오후 6시 47분쯤 사드철회 소성리 종합상황실은 SNS를 통해 "경찰과 국방부의 공사 강행을 함께 막아달라"며 11일 저녁까지 소성리로 모일 것을 요구하는 긴급집결 안내문을 배포했다.

소성리에서는 지난해 4월과 9월 두 차례 사드 배치를 놓고 충돌을 빚었고, 같은 해 11월에는 공사장비 반입을 둘러싸고 양측이 대치했다.

한편 국방부 관계자는 "12일에는 기지 안에 있는 불도저 등 중장비를 철수시키기 위해 빈 트레일러가 들어가고, 지붕 방수와 화장실 수리, 숙소 개선, 조리실 설치를 위한 자재를 실은 덤프트럭이 들어갈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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