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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자의 아이돌 탐구생활] '화양연화(花樣年華)'의 서사, 방탄소년단이 숨긴 이야기

3월5일 판매되는 방탄소년단 세계관을 담은 책
3월5일 판매되는 방탄소년단 세계관을 담은 책 '화양연화 더 노트'. 빅히트샵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 연합뉴스
그룹 방탄소년단. 연합뉴스

오는 3월 5일 발간될 방탄소년단의 '화양연화 더 노트'가 21일 예약판매에 들어갔다. 방탄소년단의 굿즈(아이돌 같은 연예인 관련 소품, 영화나 애니메이션, 드라마와 관련된 상품을 통칭해서 이르는 말)를 '빅히트샵'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일부 내용은 방탄소년단의 앨범 속 부록으로 수록돼 있고 네이버 웹툰에 '화양연화 pt.0 〈Save Me〉'라는 웹툰으로 소개되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화양연화' 시리즈가 보여주는 세계관은 많은 이들이 방탄소년단에게 입덕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시작은 'I NEED YOU'의 뮤직비디오다. 방송용 뮤직비디오가 아닌 19금 무삭제판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 풀렸고, 이후 컴백 트레일러 영상, 후속곡 'Run'의 뮤직비디오 등이 공개되면서 팬들은 이야기의 서사를 해석하는 데 온 힘을 쏟았다. 소위 'BU(BTS Universe) 세계관'의 시작이었다.

BU 세계관의 특징은 서사가 모두 조각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팬들은 서사를 모두 잇기 위해서는 뮤직비디오를 장면 단위로 나눠보며 그 속에 있는 소품 하나하나까지 의미를 찾아내는 작업을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완벽하지 않은 게 세계관에 대해 방탄소년단도 빅히트엔터테인먼트도 세계관에 대해 개별적으로 설명해준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팬들 사이에서 '집단지성'이 발휘되기도 한다. 그 수많은 예상 속에 팬들이 하지 않고 있는 질문 한 가지가 있다. '방탄소년단은 왜 이런 서사를 만들었을까'라는 거다. 방탄소년단이 이처럼 거대한 세계를 만든 데는 이유가 있을 테니까. 이 세계관이 단지 '앨범을 많이 팔기 위해' 혹은 '팬들 좋으라고' 만든 건 아닐 것이다.

나는 그 이유를 'I NEED YOU'가 나왔던 2015년 여름에서 찾으려 한다. 당시 아이돌판이 그려낸 청춘은 어두웠다. 빅뱅은 대놓고 '루저, 외톨이, 센 척하는 겁쟁이'라고 노래했고, 샤이니는 'View' 뮤직비디오를 통해 일탈적 삶을 꿈꿨다. 정점을 찍은 게 'I NEED YOU'의 뮤직비디오였다. '화양연화'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을 의미한다는데 그 속의 청춘은 전혀 밝지 않다. 이 기조는 BU 세계관 전반을 지배한다. 한 마디로 방탄소년단이 생각하는 청춘은 우울하고 불안하다.

청춘은 미지의 영역에 내딛는 발걸음이다. 한 발짝 내딛을 때마다 늘 불안하고 어렵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제적·사회적으로 그 어느것도 안정적이지 않은 시대를 통과하고 있는 청춘이라면 더더욱 내면에는 불안을 안고 산다. 그런데 기성세대들은 청춘이 아름답다고 말하는데 실제 청춘들은 "나이들어 알게되면 그것이 의미있는가?"라고 되묻는다. 그 지점을 방탄소년단은 꿰뚫어봤다. 워낙에 본인들이 그런 불투명한 발걸음을 내딛으며 지금의 성과를 이뤄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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