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의 임명 강행에 반발해 자유한국당이 벌이고 있는 '릴레이 단식'은 한마디로 저질 코미디이다. 진정성이나 절실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쇼'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의원들이 4~5명씩 조(組)를 짜 단식을 하는데 그 시간이 고작 5시간 30분이니 그렇다. 이를 두고 '릴레이 다이어트' '웰빙 단식' '단식 개그' 란 조롱이 쏟아지는데 적확(的確)한 비판이다.
조 위원은 지난 대선 때 문재인 캠프의 '공명선거 특보'로 활동했다는 의심을 벗지 못하고 있다. 2017년 9월 발간된 문재인 후보 대선 백서에 '공명선거 특보'로 등재돼 있다. 이런 인사를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이 생명인 중앙선관위원으로 임명한 것은 선관위를 장악하려는 의도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한국당이 조 위원 임명을 반대하며 대여(對與) 투쟁에 들어간 것은 제1야당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그 방식으로 '단식'을 택한 것은 '오버한다'는 비판이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그 필요성이 인정되는 측면도 있다. 이런 강력한 투쟁 수단이 아니면 문 대통령의 일방통행을 저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인 점에서 그렇다. 그런데 단식한다는 게 고작 5시간 30분이다. 목숨을 걸겠다는 비장함도, 나를 희생해 목표를 이루겠다는 결기도 보이지 않는다. '웰빙 정당'의 쓴웃음을 자아내는 '퍼포먼스'일 뿐이다. 이는 민심이 여당을 떠나고 있는데도 그 반사이익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한국당의 현실을 압축해 보여준다.
한국당은 5시간 30분 단식에 비판이 쏟아지자 '릴레이 단식'이 아니라 '릴레이 농성'으로 표현을 바꿨다. 그런다고 해서 없는 진정성과 절실함이 갑자기 돋아날 것 같지는 않다. 이것이 한국당의 비극이자 위기의 본질이다. 그러나 한국당은 체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 이래서는 대안세력이 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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