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으로 하여금 공감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배우, 매 작품마다 발전하고 깊이를 더해 노력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무대에는 그 시대를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의 생각과 모습이 녹아있듯 내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배우로 이 세상을 함께 살아갈 것입니다."
대구에서 연극, 뮤지컬 프리랜스 배우로 활동하는 서지웅(36) 씨는 자칭 '부지런한 돼지'라 한다. 성격은 밝은 편이고 수줍음이 많다. 키는 작고 외모는 일반 배우보다 뛰어나지 못하다. 하지만 배역 중 애로 연기만 빼고 유쾌한 연기나 슬픈 연기 등 어떤 배역이든 자신 있다는 것. 그래서 두각을 보인 하나의 캐릭터에 자만하지 않고 최대한 다양한 캐릭터로 관객들을 웃고 울리고 싶다고 한다. 한 때는 통장잔고가 바닥나 하루에 빵 한 개, 라면 한 개로 버티기도 했지만 배우가 좋아 포기하지 않고 오뚜기 정신으로 끈질기게 노력했다.
그는 배우 생활 10년 동안 많은 배역 활동을 했다. 연극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미친 세상에는 햄릿' '황소바람 부는 날' '데자뷰' 등이 있고 뮤지컬은 '사랑 꽃' '미스코리아' '역전에 산다' '패션 꼬레아' '왕의 나라' 등에 출연했다. 그 외 오페라나 갈라쇼 같은 활동도 하고 있다. 배역 출연 작품만 50여 편 된다.
"어릴적에 동네 아줌마들 앞에서 영구 흉내죠. 띠디리띠리리~ 영구없~다~ 저의 재롱에 아줌마들이 즐거워 하는 모습이 지금도 기억에 선해요."
그는 초등학교 시절 드라마를 보면서 카레이서, 파일럿, 검사 등이 되는 꿈도 가졌다. 하지만 나처럼 누군가가 어떤 캐릭터를 보고 그런 일을 하고 싶게끔 만들게 하는 힘을 가진 직업, 바로 배우가 머리에 꽂혔다고 한다. 중학교 졸업 직전 학교에서 무료로 나눠준 연극티켓으로 공연을 보고 가슴이 두근거렸다고 한다. 고등학교 진학 후에는 연극 동아리에 가입해 활동했으며 주인공을 맡아 첫 무대에 올랐다.
"대학 졸업을 한 학기 남겨둔 시점에 마침 서울 대학로에서 연극공연 스태프로 일하던 친구가 있었어요. 인맥도 없고 비전공자로 정보도 없었던 저에게 기회라고 생각해 2008년에 무작정 서울로 올라갔어요. 운 좋게도 바로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생겼어요. 프로무대 첫 출연에 얼마나 설레었는지 몰라요."
그러나 현실은 상상 이상으로 힘들었다. 한 평 반짜리 고시원에서의 생활과 타지에서 맘 편히 만날 수 있는 친구도 많지 않았던 서울은 지방에서 온 비전공자에게는 더 차갑게 느껴졌다. 1년 가량 활동하다 서울생활을 접고 다시 대구로 내려왔다. 잠시 극단 생활을 하다가 아예 프리랜서 배우로 전환했다.
"저는 인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뭔가를 계획하고 실천할 때 항상 불안함이 있었지만 신기하게도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늘 주위에 있어요. 이 직업을 해야 될지 말아야 될지 고민했을 때에도 마치 내 자리가 이미 있었던 것처럼 받아주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사람들이 저를 믿고 응원하고 있으니 열심히 할 수밖에 없죠."
그는 '게으른 돼지'는 싫다고 한다. 배우가 두각을 보인 이미지로 캐스팅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면 관객들, 동료들에게도 자칫 그런 연기만 할 수 있는 사람으로 각인될 수 있다. 배우 역시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다. 그래서 그는 '연기의 바다'인 무대에서 연극이든 뮤지컬이든 최대한 다양한 인물로 살면서 관객들에게 사랑받는 배우로 남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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