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산하 대입제도개선연구단이 최근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에 대한 1차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단은 ▷수시·정시전형을 통합 전형으로 운영하는 방안 ▷수능 체제 변경 방안 ▷학생부종합전형의 안정적 운영 방안 ▷대학별고사에 대한 개선 방안 등 4개 연구 분야를 중심으로 현재 중학교 3학년이 마주하게될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선안을 제시했다.
현장에서 학생들의 진로진학을 담당하는 교사들도 대체로 학부모, 학생들에게 더 큰 혼란을 주지 않는 방향에서 교육과정의 정상화라는 교육 본질에 충실한 방향으로 나아가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수시·정시 통합전형 운영
연구단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입전형 구조 개편의 중심은 수시·정시 비율 문제가 아닌 고등학교 교육 과정 정상화에 있다고 보고, 통합전형 운영을 제시했다. 또한 교육현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대입전형은 고등학교 3학년 교육과정이 모두 끝난 뒤 실시할 것을 강조했다.
연구단이 고려하고 있는 수시·정시 통합전형의 방법은 현재 수능위주전형과 학생부위주전형의 구분을 없애는 것이다.
현재 9월초 수시전형 접수와 10~12월 대학별 고사, 11월 수능시험 이후 정시전형으로 이어지는 전형 구조를 11월 수능시험 이후 2월말까지 수능이 포함되지 않는 전형과 포함된 전형을 함께 진행하는 방식이다.
대학들이 수능, 학생생활기록부(학생부), 대학별고사 등 입시에 필요한 전형 요소를 자율적으로 선택, 2개 이내로 결합해 진행한다.
연구단은 보고서를 통해 "대입제도 개편의 가장 중요한 사항은 수시·정시 비율을 결정하거나 수능 최저학력의 기준 여부 등이 아니라, 오랜 기간동안 대입의 본질인 것처럼 규정화된 수시·정시의 개념을 깨야하는 것"이라며 "교육과정에 맞게 최선을 다해 교육시키는 고등학교과 다양한 전형요소를 갖고 대학의 인재상에 맞는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의 본질을 찾아야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예우희 대구 서부고 진학부장 교사(대구진학지도협의회 공립고 대표)는 "수시·정시 통합안에는 적극 찬성한다"며 "현재 체제로는 수시가 끝나고 나면 고3 교실이 잘 통제되지 않는 측면도 있다. 정시 전형이 한참 남아 신경쓰기에 벅찬데도, 그 과정에서 문제 발생시 책임은 모두 학교로 돌아가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능체제 개편은 학부모와 학생들의 입장도 들어보며 충분하고 긴 논의를 거쳐야하는, 아주 어려운 문제다. '대입 3년 예고제'에 따라 입시의 큰 방향을 미리 파악하고 준비해온 예비 수험생들이 또 혼란에 빠질 수 있기에, 급하게 결정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논·서술형, 절대평가 등 수능체제 개편
연구단이 제안한 수시·정시 통합전형이 운영될 경우, 또다른 문제점에 봉착한다. 수능개편 없이 통합전형이 운영되면 많은 대학들이 전형의 편리함을 위해 수능을 가장 일반적인 전형요소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그렇게 되면 수능의 영향력은 현재보다 훨씬 커지게돼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이에 연구단은 학점제 교육과정이 전면 도입되는 2025학년도를 염두에 두고 학점제에 맞는 수능의 역할과 방법을 미리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수능 강화 정책은 교육과정 정상화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수능이 선발의 변별 도구가 아닌 학업 역량을 평가하는 척도로 활용돼야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논·서술형 수능 ▷수능 Ⅰ(공통과목)·수능Ⅱ(선택심화과목) 이원화 ▷자격고사화 ▷전과목 절대평가 등 모든 가능성을 놓고 고민해봐야한다고 제안했다.
연구단은 "미래 대입제도에서 수능의 방향은 대학의 적격자 선발을 위한 보조자료로 활용돼야한다"며 "절대평가 도입 등으로 경쟁을 완화하고 학생들에게 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학습의 질과 즐거움을 안겨줘야할 것"이라고 했다.
◆학생부 공정성 제고·대학별 고사 개선
학생부종합전형의 신뢰성을 높이고 대학의 선발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조치를 마련해야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기계적 객관성보다 평가의 정당성을 갖추기 위해 학생부 기록방식을 개선해야하며, 정규교육과정 중심의 교과학습발달상황 위주로 학생부 항목을 통폐합하는 방식으로 교사의 교육활동 책무성을 높여야한다는 것이다.
또한 입학사정관의 전문성 강화, 신분 안정화와 함께 학생 선발 결과에 대한 자료를 공개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대학별고사의 경우 고교 교육과정 범위에서 출제해 사교육의 영향력을 최소화해야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장기적으로 논술전형은 수능과 통합해 논·서술식 수능으로, 면접고사는 학생부 기반 면접으로 통합할 것을 함께 제시했다.
◆중장기 대입제도 개선방안 하반기 발표
연구단은 이번 1차 연구보고서를 바탕으로 중장기 대입제도 개선안을 마련하는 2차 연구를 이어가, 올 하반기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2차 연구에서도 1차와 마찬가지로 ▷수시·정시 통합을 통한 단일 전형시기 운영 ▷수능 체제 변경 ▷학생부종합전형 공정성 확보와 발전 방안 ▷고교학점제와 평가 체제 변화에 따른 학생부 신뢰성 구축 방안 ▷대입정책 거버넌스 구축 등을 주제로 전문 분야별 연구, 정책포럼, 공청회 등을 거친다.
박종훈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대입제도개선연구단장(경남교육감)은 "대입제도가 초·중등 교육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 교육과정 정상화를 위해 고교와 대학이 연계해 함께 이끌어나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철 대구진학지도협의회 회장(청구고 진학부장 교사)도 "현재 9월 초 수시 원서 접수 이후 11월 수능일까지 공백기간이 길다보니 교육의 질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며 "다만 2차 연구에서는 입시의 시간적 여유에 대해서도 짚어봐야할 것 같다. 논·서술형 수능 체제가 대안으로 제시될 경우 채점에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 따라 대학들도 좀 더 기민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이어 "대입전형 구조개편이 공교육정상화에 초점을 맞춰야한다는 데에는 모두가 한 뜻"이라며 "현재 대입제도에서 기본 원칙의 실현을 불가능하게 하는 요인들을 파악하고 개선해나가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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