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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100주년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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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9년 3월 8일 토요일 오후, 대구 첫 3·1만세 시위에 모인 학생과 시민, 장터 상인들은 1천여 명을 헤아렸다. 일본 경찰의 탄압으로 독립선언서 낭독조차 제대로 끝내지 못했지만, 단상 위에서 울려퍼진 "독립만세"를 신호탄으로 군중들은 서문시장(현 섬유회관 인근)을 출발해 학생들이 독립선언서 등사본을 날랐던 길을 따라 청라언덕 3·1운동길 계단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처음의 두려움은 차츰 담대함으로 바뀌었다.

나라를 잃고 말과 땅을 빼앗기고도 분함과 억울함조차 마음껏 토해내지 못했던 민중들은 이날 거사의 간절한 염원이 반드시 하늘에 닿으리라 믿으며 목이 터질 듯 "독립 만세"를 외쳤다. 내 나라를 되찾고, 내 민족을 되살리자는 강철같은 의기로움의 표출이었고, 무도한 일본 제국주의의 종말을 고하려는 추상같은 꾸짖음이었다.

100년이 흘렀다. 사람들은 떠났고, 풍경은 달라졌으며, 그날의 함성은 세월 속에 묻혔다. 그러나 죽음으로 내몰릴 지도 모를 두려움을 삼켜가며 독립선언서 등사본을 품에 안고 오르내리던 고갯길은 남았다. 질곡의 세월을 묵묵히 지켜본 그 길은 절망에서 희망으로, 속박에서 자유로, 억압에서 해방으로 내달리는 위대한 길이었다.

이제는 유산으로 남아 그 날의 기록들을 벽면에 담고 있는 길은 다가올 100년을 지켜볼 것이다. 분단의 세월을 뛰어넘어 하나된 한민족이 될 날을 소망할 것이고, 갈등과 반목의 어리석음을 극복하고 위대한 한민족이 될 날을 기다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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