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논평을 통해 미국 블룸버그 통신 기자를 원색적으로 비난하자 서울외신기자클럽이 "기자 개인의 신변에 위협이 된다"며 해당 논평을 즉시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서울외신기자클럽 이사회는 16일 성명서에서 "기사와 관련된 의문이나 불만은 언론사에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제기해야 하고 결코 한 개인을 공개적으로 겨냥해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앞서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의 수석대변인'(top spokesman)이라고 표현한 제목의 기사를 쓴 블룸버그 통신 기자를 비난한 논평에서 "블룸버그 통신의 ○○○ 기자가 쓴 바로 그 악명 높은 기사" "미국 국적 통신사의 외피를 쓰고 국가원수를 모욕한 매국에 가까운 내용"이라며 해당 기자를 실명 비난했다. 이 논평은 민주당 홈페이지 등에 게재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떤 비판도 허용되지 않는 성역(聖域)으로 여기는 반민주적 행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이며 고귀한 가치다. 그리고 언론의 자유는 비판 대상에 어떤 성역도 없어야 보장된다. 민주당의 논평은 이런 원칙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행위라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
특히 기자 개인을 비난한 것은 미숙함을 넘어 유치하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해당 기사를 게재한 것은 해당 기자가 아니라 블룸버그 통신의 결정이다. 비판하려면 해당 통신사를 비판해야 한다. 그럴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인가 아니면 취재에서 기사 게재까지 언론사의 의사결정 구조를 모르는 무지인가.
"국가원수를 모욕" 운운한 것은 더 기가 막힌다. 민주당에겐 모욕이겠지만 국민에게는 정확한 비판일 수 있다.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을 '사기꾼' '거짓말쟁이'라고 공격한다. '모욕'으로 치자면 이보다 더한 모욕이 없다. 그러나 미국은 이런 '모욕'을 언론의 당연한 책무로 인정한다. 민주당의 반민주적 협량(狹量)이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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