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중국이 흔들리면서 수출이 4개월 연속 하락했다. 지난 3월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8.2% 감소한 471억1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작년 12월 이후 4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6%, 중국 수출은 15.5%나 줄었다.
문제는 수출 전망마저 밝지 않다는 것이다. 반도체 가격 하락세와 국제 경기 둔화 움직임이 겹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올해 수출 증가율에 대한 전망을 기존 3.7%에서 0.7%로 대폭 하향했다. 가파른 임금 상승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도 수출 발목을 잡는 악재다. 수출 현장에서는 "한국은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인데 노무비가 오르면 제품값이 오르고 당연히 수출이 안 된다. 다른 나라는 뛰고 있는데 우리는 손발이 꽁꽁 묶인 신세"라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출을 비롯해 빨간불이 켜진 경제지표들이 숱하게 많은데도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정부의 경제 인식은 안이함을 넘어 왜곡해서 받아들이는 지경까지 이르고 있다. 문 대통령은 한국 경제가 견실한 흐름을 보인다고 했지만 10여 일 만에 생산, 투자, 소비 지표가 모두 마이너스로 나타나면서 무색해지고 말았다. 외환 위기를 방불케 하는 경제 현실보다 위기를 위기로 받아들이지 않고 집단 착각과 환상에 빠져 있는 문재인 정부에 국민은 더 불안해하는 실정이다.
문 대통령은 작년 12월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수출이 6천억달러를 넘어섰다. 1조달러 시대를 위해 다시 뛰어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의 말과는 달리 수출은 역주행하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수출 대책은 돈 풀어 수출업계를 지원하겠다는 게 고작이다. 사실과 다른 진단을 내리고 잘못된 경제정책을 지속해서는 수출은 물론 경제가 다시 살아나기 어렵다. 미래가 아닌 과거로만 달려가고 북한 문제에만 매달리는 국정 운영이 고쳐지지 않는 한 수출 1조달러 달성은 허황한 꿈일 뿐이다.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