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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에코-물센터 수질연구실 이광희 팀장…수출 앞둔 수(水)처리 기술개발 주역

"20년 현장 경험이 개발 밑거름이 됐죠"

경주시 에코-물센터 수질연구실 이광희 팀장이 이동식 하수처리장치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도훈 기자
경주시 에코-물센터 수질연구실 이광희 팀장이 이동식 하수처리장치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도훈 기자

경주시가 개발한 물 정화기술은 국내외 물산업 시장에서 혁신적 성과로 주목받고 있다. 시는 자체 개발한 급속 수(水)처리 기술인 'GJ-R 공법'으로 지난 한 해 3억2천만원의 특허료 수익을 냈다. GJ-R 공법은 미세 버블과 오존을 이용해 오염된 물을 짧은 시간에 정화하는 기술로 경주시 에코-물센터 수질연구실이 5년에 걸쳐 개발했다.

시는 이 기술로 지난해 본격적으로 국내 물산업 시장에 진출했다. 경산과 영천, 남양주 등 10곳 지자체가 이 기술을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특히 남양주에 있는 하루 1만4천t 처리 규모의 반류수처리시설은 국내 GJ-R기술이 적용된 첫 대규모 정화시설로, 대규모 시설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입증했다. 최근엔 폐수 정화에 최적화한 저에너지형 고효율 하수고도처리 신기술인 'GJ-S 공법'도 개발했다.

에코-물센터 내 수질연구실은 2012년 문을 열었다. 이곳엔 팀장을 포함해 모두 4명의 연구인력이 근무한다. 이광희 팀장(47·환경7급)은 연구팀을 이끈다. GJ-R 공법과 GJ-S 공법의 최초 아이디어도 이 팀장에게서 나왔다.

"수질분석이나 공정관리 등 오랜 기간 하수처리 현장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아이디어가 됐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직원들과 머리를 맞대 노력한 결과죠."

이 팀장은 학구파 공무원이다. 경주공고를 졸업한 뒤 1995년 공직에 입문해 최근 박사학위를 받기까지 20년 이상 일과 학업을 병행했다. 26살 때 지역 한 전문대에 입학해 졸업한 뒤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영남대에 편입해 졸업하는 식이었다.

"어느덧 박사학위를 수료한 지 5년이 되어가더군요. 이번엔 꼭 마쳐야겠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논문을 완성해가던 지난해 3개월여 동안은 새벽 3, 4시가 돼서야 잠을 자기 일쑤인 날을 보냈습니다."

이 팀장은 '고효율 응집 및 용존오존부상 하이브리드 공정에 의한 소규모 하수고도처리 특성 연구' 논문으로 지난 2월 22일 서울시립대 일반대학원에서 환경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팀장은 시청 내에서도 직무발명에 대한 의욕이 남다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011년엔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제1회 지방행정의 달인 공모에서 '하수처리의 달인'으로 선정돼 국무총리상을 수상했고, 2017년엔 제3회 대한민국 공무원상 근정포장을 받았다.

시는 수질연구실이 개발한 GJ-R 공법으로 올해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 나설 예정이다. 올 상반기엔 브라질 파라나주에 있는 사네파 상하수도공사에 컨테이너형 하수처리장치 1대를 납품한다. 베트남 민간기업에 폐수처리장치 납품 건도 최종 심사 중에 있다. 조만간 필리핀 환경부 차관도 하수처리장치 도입을 위해 수질연구실을 방문할 예정이다.

"시 수익 창출이란 점도 의미가 있지만 해외 수출을 통해 경주와 대한민국을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보람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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