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19년 4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대내외 수요가 위축되면서 경기가 점차 부진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정부 경제정책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KDI마저 '경기 부진'이란 판정을 내린 것은 간과할 수 없는 일이다. KDI가 경기 부진이라는 경기 진단을 내린 것은 메르스 사태로 내수가 얼어붙은 2015년 3월 이후 4년 만이다.
경제가 총체적 위기에 빠졌다는 신호는 한둘이 아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017년 1월부터 올해 2월까지의 경기종합지수 및 15개 구성지표를 분석한 결과 생산·소비·투자·고용·금융 등 15개 지표의 최근 추이 역시 전반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호한 지표는 하나도 없다. 여기에다 지난해 국내 주요 그룹의 투자 규모도 전년보다 3조원 넘게 줄었다.
갈수록 경제 상황이 나빠지고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의 경제 인식은 역주행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우리 경제가 올해 여러 측면에서 개선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개선 기미를 보이는 일부 경제지표 등을 제시하며 대통령에게 경제의 긍정적 신호라고 보고했다. 대통령과 경제부총리가 일부 지표를 확대 해석하면서 현실과 괴리된 안이한 경제 인식을 보여준 데 대해 국민은 아득할 뿐이다.
경제를 살리려면 경제 상황 인식이 출발점이다. 경제 원로들로부터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받고 문 대통령은 "국민들이 가장 걱정하는 대목이 경제"라고 했다. 말로만 그치지 말고 위기에 빠진 경제 상황을 직시(直視)하고 제대로 된 처방을 마련해 강력하게 실행하는 게 중요하다. 해법은 나와 있다. 소득주도성장과 같은 잘못된 경제정책을 뜯어고치는 게 우선 할 일이다. 시장에 대한 정부 입김을 줄이고 시장 원리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경제정책을 전환해야 한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