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올해 호수의 여인은 고진영

메이저 우승 '1년 전 돌아가신 할아버지께 바칩니다'

8일 LPGA 메이저 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한 고진영이 우승컵에 입마추고 있다. AP연합뉴스
8일 LPGA 메이저 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한 고진영이 우승컵에 입마추고 있다. AP연합뉴스

고진영(24)이 메이저 퀸으로 등극했다.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거뒀다. 이 대회 우승자는 '포피스 폰드(Poppie's Pond)'로 불리는 연못에 뛰어드는 우승 세리머니를 해야 한다.

고진영은 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 컨트리클럽(파72·6763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최종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기록해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45만 달러(약 5억 1천만원). 지난달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에서 우승한 고진영은 시즌 2승, 투어 통산 4승을 기록했다.

산뜻한 출발이었다. 전날 3라운드까지 김인경(31)에 1타 앞선 단독 선두였다. 고진영은 2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으며 한발 앞서갔고, 김인경이 3번 홀(파4)에서 보기를 기록해 3타 차로 앞서갔다.

고진영은 5번 홀(파3)에서도 버디를 잡아 공동 2위권과 격차를 4타로 벌렸다. 이후 8번홀에서 보기를 범한 고진영은 11번홀에서 버디로 만회했다. 12번홀까지 이미향에 3타차로 앞서며 순조롭게 우승을 향해 다가갔다.

그러나 중후반에 위기가 찾아왔다. 13번·15번 홀( 파4)에서 잇따라 보기를 범하며 2위 이미향(26)에게 1타 차로 쫓겼다. 그러나 16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으며 2타차 선두로 앞섰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투온을 시도하지 않고 3번째 샷을 핀 4.5m 거리에 떨군 뒤 멋진 버디 퍼트로 첫 메이저 챔피언 등극을 자축했다.

한국 선수가 이 대회에서 우승한 건 역대 5번째. 2004년 박지은이 처음 정상에 올랐고 2012년 유선영 2013년 박인비 2017년 유소연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미향은 7언더파 281타로 2위를 차지했고, 김인경은 5언더파 283타로 공동 4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LPGA에 진출한 고진영은 데뷔전인 호주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데뷔전 우승은 LPGA투어에서 67년 만에 나온 대기록. 데뷔 첫해 활약으로 신인왕까지 차지한 고진영은 두번째 시즌에서 메이저 우승컵까지 품에 안았다.

고진영은 " 한국 선수들이 이 대회에서 많은 인연을 맺었는데 크게 동기부여가 됐다. 매우 큰 영광이다"고 했다. 마지막 18번 홀 버디 퍼트 상황에 대해서는 "지난해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생각났다. 아마 살아계셨다면 기뻐하시며 눈물을 흘리셨을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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