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와 경북도가 그동안 공들여 온 '원전해체연구소'(이하 원해연)가 끝내 '부울'(부산-울산)과 경주의 쪼개기 유치로 결정됐다.
대구경북(TK)이 마지막까지 기대를 걸었던 국책사업인 원해연 유치와 관련, 정부는 결국 부산경남(PK)에 알짜 기관을 넘겨주는 것으로 정리했다. 경주에는 부울의 품에 안긴 연구소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연구소가 배정됐다. '에너지 보국'이란 사명 아래 원전 최대 밀집지이자 인프라를 가진 경북지역민들은 문재인 정부의 '점입가경 TK 패싱'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결국 원해연 쪼개기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에 따라 국내 첫 원전해체연구소가 원전 밀집 지역인 동남권의 부산·울산, 경주에 오는 2021년 하반기까지 들어선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5일 국내 최초 원전 해체 대상지인 고리 1호기 현장에서 '원전해체연구소 설립 양해각서(MOU) 체결식'을 가졌다.
원해연은 설계 수명 만료로 영구 정지된 고리 1호기의 안전한 해체를 돕고 국내외 원전해체시장의 성장에 미리 대비하는 핵심 인프라로 기능할 예정이다.
부산·울산 접경지역인 고리원전 안에 들어서는 원해연은 경수로 분야이고, 경주 감포읍 일대에 마련되는 것은 그보다 규모가 훨씬 작은 중수로해체기술원이다. 건설 중인 원전 6기를 포함, 국내 원전 30기 가운데 26기가 경수로이고, 중수로는 4기뿐이다.
2022년 착수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리 1호기 해체는 약 10년에 걸쳐 설계·제염·구조물 해체·부지 복원 등의 과정으로 진행되고 1천명 정도의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원자력발전소 1기 해체에 드는 비용을 1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원전 해체시장 규모는 22조5천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30년까지 국내의 원전 11기가 설계수명이 끝난다.
◆원해연 마저도 TK 패싱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부의 표밭갈이는 원해연을 부산·울산과 경주에 나눠주는 것으로 정리됐다. 원전 집적지인 경주시의 원해연 유치가 당연지사로 받아들여졌으나 정치적 셈법과 문재인 정부의 TK 고립 전략에 따라 부울에 더 큰 연구소가 가게 됐다.
경북에는 국내 원전 24기 중 절반인 12기와 관련 시설들이 집중돼 있다.
게다가 경주로 오는 연구소는 부울의 30% 규모 수준이어서 에너지 보국을 가장 앞장서 실천한 경주 및 경북지역민들의 반발이 극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문재인 정부에서 TK 패싱이 점점 가속화 되고 있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TK 최대 현안인 영일만대교도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대상에서 제외됐다. 지난달에는 구미시가 야심차게 추진한 SK하이닉스 유치도 정부가 수도권 총량제를 풀어주는 바람에 용인으로 낙점됐다.
경주지역 한 주민은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하는 여러 국책사업이나 예산을 보면 경북민들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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