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내일로 가는 전통

김수경 국악밴드 나릿 대표

김수경 국악밴드 나릿 대표
김수경 국악밴드 나릿 대표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그렇다. 사랑도 변할 수 있다. 변하지 않는 것이 있을까? 그렇다. 그래서 오늘날의 국악도 변하고 있다.

변화하는 국악의 모습은 오래된 미래, 젊은 국악이라는 키워드로 기획되는 수많은 컨텐츠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동네에서 활동하는 젊은 연주자들의 시도와 도전, 고군분투를 보아도 알 수 있다. 혁신, 융합, 창의 등 동시대를 대표하는 단어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선대로부터 전통을 물려받은 후예들이 그 변화를 만들고 이끌어 가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지루하다' '역시 국악은 고루하다' 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고민했던 때가 있었다. 누가 들어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음악을 지향했고 충분히 배우고 펼치며 그 시기를 잘 보냈다. 듣기 좋고 누구나 함께 부르고 즐길 수 있는 친근함이 바탕이 되는 작업에 포커스를 맞추었고 그러다 언젠가 공연 속에 갇혀 있는 나를 발견하였다. 순간 '아차' 싶었다. 재미를 쫓으며 놓친 것이 있지 않았을까. 다시 고민했다. 내가 선 자리와 앞으로의 방향에 비추어 이제 어떤 작업을 해야 좋을까. 템포가 빠르지 않아도 괜찮아. 주제가 무거우면 어때. 알려지지 않은 노래라도 괜찮아. 그렇게 국악밴드에서 6년 가까이 되는 시간을 함께 하며 역시 배우고 깨쳐가며 시기를 잘 보내오고 있다.

돌아보며 생각한다. 아차 싶었던 때의 무대도 그 후에 또 다른 무대들도 모두 나름의 의미가 있었고 변화를 고민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 충분했었다고.

변화를 거쳐 다다른 지금도 고민한다. 하고 싶은 노래와 무대에 대하여, 더불어 즐겁고 재미있는 무대에 대해서도, 창작이라는 압박과 틀을 조금 내려놓고 보다 전통의 재료 고유특성을 살릴 수 있는 자연스럽고 자유로운 무대는 어떤 무대일까. 그리고 지금의 나는 고민의 결실을 실현시킬 역량과 열정을 가지고 있나.

나의 경험이 전체를 대변한다 보긴 어렵겠지만 우리음악을 마주하는 대중들의 시선과 이 시대를 사는 젊은 국악인들이 있는 한 아마도 과거로부터 걸어온 우리음악의 발자취는 앞으로 나아가기도 하고 되돌아가기도 하고 전혀 다른 장르와 동행을 하기도 하며 어찌 하였건 계속 변화에 변화를 거듭 할 것이다.

우리의 전통은 과거에 뿌리를 묻고 현재로 자라나와 내일로 꽃을 피우고 있는 듯 하다. 그 꽃이 빨간 꽃이건 노란 꽃이건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대중과 지금을 함께 살며 시대에 맞추어 생겨나고 사라지며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는 것이 더욱 중요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 변화에 보다 많은 눈과 귀가 주목해주기를,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길 바라본다. 김수경 국악밴드 나릿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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