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문학 위기, 우리 대학은] 이병로 계명대 인문국제학대학 학장 인터뷰

이병로 계명대 인문국제학대학장은 지난 3년간 펼쳐온 대학인문역량강화 사업을 기반으로 올해 인문학 융합전공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연정 기자
이병로 계명대 인문국제학대학장은 지난 3년간 펼쳐온 대학인문역량강화 사업을 기반으로 올해 인문학 융합전공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연정 기자

"대학 신입생부터 '취업'은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숙제가 됐습니다. 시대의 추세에 맞춰 인문 융합전공을 개발, 보다 실용적인 인문학 교육으로 학생들이 취업 기회를 늘릴 수 있도록 도우려 합니다."

18일 오후 계명대학교 인문국제학대학에서 만난 이병로 학장은 올해 인문학 역량 강화 계획의 키워드를 '융합'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전공과의 융합을 통해 강의 선택 폭을 넓혀 학생들의 관심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계명대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정부로부터 총 63억원을 지원받아 대학인문역량강화(CORE) 사업을 펼쳐왔다. 이 사업의 핵심인 '인문기반 융합전공'은 실용적 창의인문인재를 양성해 사회적 수요에 대응하고 학생들의 취업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인문계열과 비인문계열 전공을 통합해 ▷인문IT공학 ▷인문기업컨설팅학 ▷인문 e-컬쳐학 ▷인문기계자동차공학 ▷인문MICE학 ▷인문의료관광학 등 6개 융합전공을 신설했다. 이 학장은 "인문학이 취업에 취약하다는 인식을 깨고자 실용적이고 창의적인 교과목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학기가 거듭될수록 융합전공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인문IT캡스톤디자인, 인문경영컨설팅, 인문MICE산업개론, 의료관광러시아어고급, 독일자동차문화사와 같이 다양한 전공 지식을 쌓을 수 있는 과목이 많은 인기를 끌었다.

이 학장은 지난 3년간 진행해온 인문역량강화 사업을 기반으로 올해 융합전공을 더욱 확산하고,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올 한해 융합전공을 이어가면서 학생 수요를 반영해 꾸준히 정비해나갈 것"이라며 "간혹 인문학 자체에 매력을 느끼는 학생들을 위해 기존 수업과 융합전공을 함께 진행하는 투트랙 방안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최근 스스로 인문학 연구회를 조직해 탐구하기도 한다. 인문학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자 스스로 찾으려는 노력이 예전보다는 많아지고 있어 희망적"이라며 "대학이 사회를 선도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다소 안주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교수들도 학생들의 수요에 맞춰 변화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한편 계명대 인문국제학대학은 인문학도들이 해외 현장체험학습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학생논문공모대회를 열어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을 높여주고 있다. 또 인문학에 초점을 맞춘 취업 관련 강의, 컨설팅을 진행하는 등 비교과 취업 역량을 강화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대학본부도 인문학을 확산하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비인문계열 학생을 대상으로 인문학 집중 글쓰기 캠프, 인문학 체험 인성교육, 인문학 기행 프로젝트, 인문학 소양을 위한 밤샘 책읽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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