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각과 전망] 文정부가 집도하는 문화(文禍)혁명의 끝은

이춘수 편집부국장
이춘수 편집부국장

구한말 매천야록(梅泉野錄)을 쓴 황현(黃玹)은 나라가 망해가는 꼴을 보고 "조선은 미친 사람들이 날뛰는 귀신의 나라"라고 했다. 요즘 한국의 돌아가는 꼴도 구한말과 별반 다르지 않다.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에 사로잡힌 문재인 정부 얼치기 좌파들의 국정 농단을 보면 그렇다.

문재인 정권은 5월 임기 3년 차를 맞는다. 국민적 환호와 함께 호기롭게 시작한 2년 전의 도전과 꿈은 산산이 부서졌다. 우리 사회엔 긍정과 통합보다는 부정과 적대의 기운이 가득하다. 정권 차원의 역사전쟁이 본격화하면서 온 나라가 둘로 갈라졌다.

문 정부는 중앙 권력과 지방 권력을 독식하고 사법부와 언론을 재편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20년 집권의 호언장담이 무색할 만큼 민심은 차갑다. 이른바 촛불 민심으로 타오른 정치 동력과 명분을 2년도 안 돼 소진한 것은 정권 자체의 무능과 무정견 외엔 설명이 불가능하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집권 후 시간이 갈수록 다수 국민의 뜻과 배치되는 선택적 편향이 오히려 더 심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최근 있었던 한미 정상회담의 경우 국격에 흠집을 남길 정도로 형식과 내용에서 총체적 부실이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문 정부는 자화자찬이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에 대해서도 문 정부는 '성공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애써 강변한다. 국민을 속이는 궤변이다. 남한, 북한 그리고 미국의 근본적 입장차가 확연히 드러났는데도 아전인수식 진단으로 상황을 더 꼬이게 하고 있다. 마치 고장 난 시계를 고칠 생각은 하지 않고 언젠가는 시간이 맞을 것이라 우기는 것과 똑같다.

세금으로 급여를 주는 가짜 일자리만 급증하고, 소득세를 내는 진짜 일자리는 급감하고 있는데도 문 정부는 '고용 개선'이라고 우기고 있다. 미세먼지, 산불 등 문제만 생기면 추가경정예산을 퍼붓는 빌미로 삼고 있다.

사법부 코드화와 낙하산 인사의 폐해는 과거 어느 정부보다 더 노골적이고 국민의 소리에는 귀닫고 있다. 다음 정부와 미래 세대에 엄청난 부담을 떠넘기는 무상복지를 남발하면서 '민주당 20년 집권론'을 떠들어대고 있다.

지난 세기가 특권과 반칙의 100년이라는 황당한 역사관, 자신들만 정의라는 독선으로 문 정부가 펼치는 정책마다 재앙을 잉태하고 있다. 그야말로 문재인 그룹에 의한 문화(文禍)를 국민에게 안겨주고 있다. 마치 중국 마오쩌둥 시절에 있었던 문화대혁명(文化大革命)처럼 말이다.

과거에는 특정인에 의한 국정 농단과 장막이어서 일거에 제거할 수 있었다. 지금은 세상 변화를 지각하지 못하고 편향된 특정 성향 그룹이 대통령을 에워싸고 있다.

권력 핵심에서 독선과 편향이 심해지면서 지록위마(指鹿爲馬),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주장하고 있다. 권력자의 독선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 특히 경제가 어려우면 이것은 더 가속화된다. 민심의 바다는 변덕스럽다. 권력의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금방 뒤집기도 한다.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주식 난장판'을 벌여도 '문제 없다'는 게 국민의 눈높이라고 우기는 짓거리나 나라를 엉망진창으로 몰아가면서도 여당 대표란 자가 국회 의석 300석 중 240석을 차지할 것이라는 국민 무시 발언을 쏟아내는 걸 보면 문재인 대통령에 의한 '문화(文禍)혁명'이 그 끝을 보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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