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경북, 가덕도 신공항 불가 메시지 분명하게 전달하라

부산·울산·경남(이하 부울경)의 가덕도 신공항 행보가 점입가경이다. 부울경은 24일 '김해공항 확장안 검토 최종 보고회'를 여는가 하면 청와대·여권의 총선 전략과 결합해 '가덕도 추진위원회'까지 구성하는 등 그야말로 전방위로 뛰고 있다. 부울경이 해서는 안 될 일을 벌이고 있는데도, 대구경북은 멀뚱하게 두 손 놓고 관망하고 있으니 답답하기 짝이 없다.

부울경이 주최하는 최종 보고회는 보기에 민망할 정도의 요식행위다. 이미 '김해공항 확장안 불가'라는 결론을 내려놓고는, 오늘 보고회를 통해 가덕도 신공항 건설의 당위성을 선전하려는 꼼수까지 쓰고 있다. 2016년 정부와 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ADPi)이 '김해공항 확장안'으로 결정한 것을 부울경이 자체 검증으로 뒤집겠다고 하니 비상식의 극치다.

부울경은 최종 보고회에서 나온 결론을 국무총리실에서 재검증하는 수순을 밟기로 했지만, 이 과정마저 요식행위에 그칠 가능성이 100% 가깝다. 지난 2월 문재인 대통령의 건설 시사 발언에서 보듯, 정부 여당이 내년 총선을 위해 가덕도 신공항을 허용할 움직임을 곳곳에서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지만, 대구시와 경북도의 대응은 정말 안이하다. 권영진 시장과 이철우 지사는 이달 초 "대구경북 동의 없는 일방 추진은 절대 불가능하다"는 공동 브리핑을 한 것이 전부다. 그러면서 '정부가 2016년 5개 시도지사 합의사항을 깨서는 안 된다'는 원칙론만 내세우고 있으니 한숨만 나온다.

가덕도 신공항이 건설되면 대구경북은 미래를 기약할 수 없을 정도로 나락에 떨어진다. 대구경북은 '가덕도 신공항은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정부 여당은 물론이고 전 국민을 상대로 분명하고도 강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 정당성과 명분에서 절대적 우위를 가진 대구경북이 이길 수밖에 없는 싸움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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