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야 4당 패스트트랙 강행에 한국당 강력하게 반발

국회사무처 의안과 및 정개특위와 사개특위 회의실 점거하고 육탄전 준비
사개특위에 사보임 된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 한국당 국회의원들 저지로 6시간 동안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나오지 못하기도

박수현 국회의장 비서실장이 25일 오전 문희상 국회의장이 입원 중인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수현 국회의장 비서실장이 25일 오전 문희상 국회의장이 입원 중인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관철하려는 여야 4당과 이를 저지하려는 자유한국당의 대립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2012년 국회선진화법 도입 이후 7년 만에 폭력이 난무하는 '동물국회'가 재연되는 양상이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25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소속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의 사보임 신청을 허가했다.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국회 의사국장이 문 의장 병실을 방문해 사보임 신청 관련 보고를 했고, 문 의장이 직접 서명해 결재했다"고 밝혔다.

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적용에 반대하는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가운데)를 비롯한 의원들이 25일 오전 국회 의사과에서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간사인 오신환 의원 사·보임계가 팩스로 접수된 것을 확인한 뒤 입원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적용에 반대하는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가운데)를 비롯한 의원들이 25일 오전 국회 의사과에서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간사인 오신환 의원 사·보임계가 팩스로 접수된 것을 확인한 뒤 입원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사개특위 위원을 오 의원에서 채이배 의원으로 교체하는 내용의 사보임 신청서를 팩스로 국회에 제출했으며, 병원에 입원 중인 문 의장은 의사국장으로부터 이를 보고받고 허가 결정을 내렸다.

팩스를 통한 사보임(사임과 보임의 준말) 신청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이처럼 팩스 제출을 택한 것은 당내 바른정당계에 의해 인편 제출의 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사보임 결정 소식이 전해지자 오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문 의장은 날치기 결재로 의회주의를 말살한 것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며 "본인의 사개특위 위원직 교체를 허가한 데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도 문 의장의 사보임 신청 허가에 반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청구 및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하기로 했다.

최교일 한국당 의원(영주문경예천)은 "오 의원에 대한 사보임을 허가한 국회의장의 처분은 국회법 제48조6항을 위반해 무효의 처분"이라며 "헌재가 나중에 권한쟁의심판을 통해 사보임 허가에 대해 무효라고 판단하면 오늘의 결정도 무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5일 오전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을 오신환 의원에서 채이배 의원으로 교체하는 사보임계를 팩스로 제출하자 의원회관 채이배 의원실을 찾아가 회의 참석을 저지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5일 오전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을 오신환 의원에서 채이배 의원으로 교체하는 사보임계를 팩스로 제출하자 의원회관 채이배 의원실을 찾아가 회의 참석을 저지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보임이 결정되자 채 의원이 자유한국당 의원들에 의해 의원회관 사무실에 감금당했다가 6시간 만에 가까스로 탈출한 '촌극'도 빚어졌다.

한국당 의원 11명은 이날 오전 9시쯤부터 채 의원의 사무실에 머물면서 채 의원의 국회 사개특위 전체 회의 출석을 막았다.

채 의원은 지속해서 사무실 밖으로 나가려고 했지만 한국당 의원들에 의해 제지당했고, 직접 112에 신고해 서울 영등포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이 현장에 출동하기도 했다.

채 의원은 오후 3시 15분이 돼서야 사무실 문을 열고 나와 국회 방호과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의원회관을 빠져나왔고, 곧장 국회 본관으로 이동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법안 논의가 진행 중인 국회 운영위원장실로 직행했다.

25일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정치개혁특위가 열릴 국회 행안위 회의장에서 밤샘 농성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정치개혁특위가 열릴 국회 행안위 회의장에서 밤샘 농성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4당이 밀어붙이기로 나오자 한국당도 육탄방어를 준비하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한국당 의원들에게 "의원실 보좌진들이 상황에 따라 신속히 움직일 수 있도록 비상대기 바란다"며 집단적 대응 준비를 주문한 상태다.

앞서 그는 의원 20~30명을 정개특위가 열리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실(445호)과 사개특위 회의가 열리는 245호 회의실로 각각 보내 점거했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도 사개특위 회의가 열릴 수 있는 220호 회의실도 20여 명을 투입해 점거 농성 중이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장인상과 관련해 소속 의원 및 당협위원장들에게 조문을 오지 말고 대여투쟁에 집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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