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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문 대통령, 황 대표와 단독 회담 못 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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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제안한 문재인 대통령과의 단독 회담을 청와대가 거부했다. 청와대는 13일 문재인 대통령이 재가동을 촉구한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의 조속한 가동과 함께 인도적 대북식량 지원 등을 협의할 5당 대표 회동이 조기에 성사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제1야당인 한국당을 국정 협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시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정국 경색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 5당 대표와 문 대통령의 회동은 여야 모든 정파가 국정 현안을 협의한다는 명분만 그럴듯할 뿐 내실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선 정국 경색의 원인과 해결 방안이 무엇인지 밀도 있는 논의가 어렵다. 5당 대표가 저마다 다른 소리를 할 수 있어 중구난방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말 그대로 5당 대표가 한자리에 모여 사진만 찍는 '보여주기식' 회동이 될 수 있다.

현재 문재인 정부와 한국당 간의 최대 쟁점은 여야 4당이 한국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한 선거법, 공수처법, 검경 수사권 조정이다. 여야 5당 대표 회동이 성사될 경우 이 문제가 거론되겠지만, 결과는 '한국당만 반대했을 뿐 여야 4당 모두 뜻을 같이했다'가 될 것이 뻔하다. 한국당은 사사건건 반대만 하는 외톨이로 비치는 것이다. 문 대통령에게는 큰 정치적 이득이다. 청와대가 5당 대표 회동을 고수하는 데는 이런 속셈이 없다고 하기 어렵다.

문 대통령이 진정 정국 경색을 풀고자 한다면 이런 정치공학적 셈법에서 벗어나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한다. 황 대표와 단독 회담에 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다른 야당들과도 협의할 게 있을 것이다. 그렇다해도 결정적으로 의견이 갈리는 사안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굳이 한국당 대표와 함께 만나야 할 이유가 없다. 다른 야당 대표들과 만나고 싶다면 황 대표와 먼저 만난 다음 차례대로 만나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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