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야~옹" 누구나 한 번쯤 길에서 새끼고양이 울음소리를 들어보셨을 테다.
중성화 수술(TNR)을 하지 않은 암컷 길고양이는 한해 2, 3차례 임신을 하며 평균 10마리 이상의 새끼를 낳는다. 어린 새끼를 위협하는 개와 인간 그리고 야생동물을 피해 외진 공간에서 분만을 하다 보니 환경이 열악해 태아의 건강을 해치고 어미고양이 또한 새끼를 돌보기 어려워진다.
길고양이의 평균 수명은 3년 정도이다. 새끼 길고양이가 성묘로 생존할 가능성은 20% 정도이다. 범백(FPL) 등의 전염성 질병이 퍼지면 지역 내 어린 고양이들은 대부분 사망한다.
성묘가 되더라도 어미 고양이로 부터 전파된 헤르페스 바이러스, 칼리시바이러스, 클라미디아 균은 만성적인 눈병, 호흡기 질환, 구내염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새끼 고양이 천사의 탄생이 가슴 아픈 이유이다.
이맘때쯤엔 보살핌이 필요한 새끼고양이를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 새끼 고양이를 보살피는 방법을 알아보자.

◆생후 2주령 이하 고양이 관리법
▷분유 먹이기 : 눈을 뜨기 전의 고양이는 체열을 느끼며 어미에게 다가가 후각을 이용하여 젖을 찾는다. 이 시기 고립된 새끼고양이는 누군가 체온을 유지해주고 분유를 먹여주어야 한다.
고양이 분유는 대형용품코너나 동물병원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고양이에게 적합한 분유 제품으로 KMR 분유를 추천한다. 미지근한 물에 분유를 녹여 가장 작은 사이즈의 분유 병에 담아 꼭지 부위를 고양이 입안에 밀어 넣고 혀 위를 부드럽게 자극하면 분유를 빨기 시작한다.
4~5시간 간격으로 먹여주고, 분유 급여 전후에 항문 주변을 자극하여 배변과 배뇨를 유도한다.

▷배변 유도하기 : 식사 전 후 새끼고양이의 항문 주변을 부드러운 티슈를 이용하여 문질러 주면 배변과 배뇨가 이루어진다.
▷체온 유지하기 : 추운 날씨라면 따뜻한 온수팩이나 핫팩을 수건에 여러 겹 감싸 보금자리 안에 비치한다. 고양이들은 본능적으로 열원을 찾아가기 때문이다. 난방을 위해 히터를 켜게 되면 새끼고양이는 열이 감지되는 쪽으로 다가가서 오히려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음을 명심하자.
▷마사지하기 : 어미 고양이의 혀는 뾰족한 돌기가 있어 새끼고양이를 그루밍하며 자극한다. 틈틈이 온몸을 긁어주듯이 만져줌으로써 성장을 자극하고 심리적인 안정감을 유도한다.
◆생후 3주령 새끼고양이 돌보기
생후 2주령이면 고양이는 눈을 뜬다. 시각을 이용하여 활동 반경이 넓어지는 시기이다. 분유 이외에도 이유식(분유와 불린 키튼 사료를 섞어 급여)을 먹을 수 있다. 이유식을 먹더라도 하루 2회 정도 분유를 급여한다. 조심스레 발톱 깎기 습관을 들이기에 유리한 시기이다. 발톱을 깎기보다는 날카로운 발톱 끝부분을 천천히 갈아주는 습관이 유리하다.
◆생후 4주령 이상 새끼고양이 돌보기
이유식뿐 아니라 작은 입자의 사료도 씹어 먹을 수 있는 시기이다. 이유식을 잘 먹고 배변이 원활하다면 분유를 줄인다. 행동이 민첩하고 활동 반경이 넓어지는 시기이므로 밟힘사고, 낙상, 물림 사고, 교통사고에 유의하여야 한다. 동물병원에 들러 검진을 받고 예방접종과 구충을 시작하여야 한다.
◆분양시키기 또는 입양하기
생후 6주가 되면 입양자를 알아보자. 호기심이 많고 높은 곳에도 잘 오르는 시기이므로 마음껏 누빌 수 있는 가정이 필요하다. 생후 2개월 정도면 발랄한 몸짓으로 누구와도 잘 친해지므로 새 가족과 인연 맺기 가장 적합한 시기이다.
입양을 희망하시는 가족들은 길고양이 새끼가 가정에서 건강관리 받으며 태어난 새끼고양이에 비해 만성적인 질병이 잠복하여 있을 가능성이 높음을 염두에 두고, 더 주의 깊게 고양이를 돌보겠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한편, 정부는 길고양이 개체 수 감소를 위해 대도시 중심으로 길고양이 TNR 사업(길고양이를 포획해 중성화 수술 후 서식지에 풀어주는 길고양이 개체수 조정사업)을 수년째 추진하고 있으며, 2018년부터 고양이 등록제 시범사업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길고양이 개체 수는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군·면·읍 지역에서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길고양이가 야생고양이화 되면서 생태계를 교란하는 환경문제로 번지고 있다.
TNR사업이 군·면·읍 단위에서 시행되어야 하며 재정이 부족한 지자체를 위해 국가가 주도하여 사업을 추진하고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 또한 TNR사업의 필요성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길고양이를 보살피고 입양하시는 분들이 사회적으로 존중받는 분위기를 조성해주어야 한다. 길고양이의 엄마는 사회 공공의 책임을 개인이 짊어지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SBS TV동물농장 수의사로 잘 알려진 박순석 원장은 개와 고양이,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한 30년간의 임상 경험을 토대로 올바른 동물 의학 정보를 제공하고 바람직한 반려동물 문화를 제시하고자 '동물병원 24시'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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